2023-01-12

영화 에에올 리뷰

 

영화 에에올 리뷰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리뷰

몇몇 영화에 대한 정보에서 에에올이 2022년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언급 되면서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던 와중에 웨이브에 무료 영화가 올라와 바로 찾아보게 되었다. 영화를 주로 혼자 보는 관계로 영화에 연령등급에 신경을 쓰지 않고 보는데 결과적으로 15세 등급이긴 하지만 내용에 나오는 화장실 유머가 상당한 분량 수위로 등장하는 걸 보고 나니 실질적으로는 19세가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

화장실 유머를 제외하면 가족 안의 등장인물이 거의 모든 주요 인물인 가족 중심 영화로 한편으로 훈훈함을 기대하며 보게 되는 영화인 것 같다.

주요 토픽을 생각해 보면 화장실 유머, 가족, 멀티버스, 과거 유명 영화에 대한 오마주, 양자경 이지 않나 생각한다. 이들 내용은 어색하며 유치하며 과거 마스터피스를 넘나들다 그것을 잘 아울러 스스로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흥미진진하게 영화를 이끌어가는 모습이며, 특별히 새로운 영화가 등장했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상당수 문화적 트렌드를 이끄는 콘텐츠가 복고 문화를 보여주는 모습이라 생각이 드는데 이 작품이 영화에 있어 그런 최신의 트렌드에서 가장 잘 표현된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결국 이런 복고는 내 나이에 따르는 연령층의 즐거움일지 모르지만 여러 문화에 걸쳐 그 방향이 다른 연령층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본다.

과거의 모습이 최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내가 요즘 가장 즐기는 지식인 양자 역학 멀티버스에 딱 들어맞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과거와 최신 서로 상반돼 보이는 두 가지가 한 번에 보여지는 것이다.

이 영화는 내용 자체에 멀티버스를 주요 내용으로 하며 내가 가진 지식으로 비춰볼 때 그 멀티버스의 논리를 아주 잘 표현한 부드러운 영화적 흐름을 가진 영화였다. 부드러운 내용 흐름 만으로도 훌륭하고 또 내가 좋아하는 멀티버스를 그려내는 영화임에 있어서도 나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다.

홍콩 영화의 전성 시절 같은 특유의 영상미를 볼 수 있어 즐겁고 동시에 동양적 순환의 의미를 가진 원을 보여주며 영화는 동양의 사상을 담아내며 의미를 보여준다. 상황적 내용은 이민자의 삶을 그려내고 있는데 물론 이런 상황적 내용이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이민자의 차별이나 삶을 그린다고 생각 들지는 않았다. 물론 한국인으로 바라보는 그런 모습이 있기에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동양적 모습을 서양에 보여주는 모습이지만 의미심장함보다는 유머에 녹여냈다는 것에서 즐거움을 볼 수 있었다. 홍콩 영화의 중국 말인지 역시나 알아들을 수 없는 홍콩 영화의 영어인지 속도감 있게 대사를 쏟아내며 그만큼의 속도감을 가지고 순식간에 세계를 오가고 빠르게 얽히고 다시금 풀어내는 영화의 흐름이 정말 새롭고 재미있었다.

영화의 내용은 결국 처한 상황에 놓여 보이는 것인지 지금 인생에서 하나의 일에 도전하는 입장의 내가 보는 영화에 표현된 의미 중 와 다은 것은 에블린이 모든 유니버스에서 가장 실패한 우주에 속해 있기에 모든 것을 견디어 낼 수 있는 우주를 구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뭔가 보잘것없고 딱히 이룬 것 없는 내 모습에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존재라는 의미는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알 수 없는 전개의 영화에 빠져들어 또 하나의 sf 유니버스 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즐거운 영화였다.

Nothing matters.

코틀린(Kotlin) 시작

 

코틀린(Kotlin) 시작

새로운 환경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코틀린을 선택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입장에 있어서 코틀린은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된다.

선택에 있어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 요소가 상당히 중요하기에 고민을 많이 했다.

첫 번째로 경험이 없는 문제가 가장 컸다.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코틀린 언어의 사용은 널이 없는 자바였다. 하지만 경험 없이 사용하는 코틀린은 자바로의 변환에 있어 로직의 혼돈이 올 수 있고 변환된 자바에 처리의 이해 문제가 동시에 존재하여 그 복잡함을 더한다.

직접적인 지식 이외에도 두 번째로 새로운 언어에 접근에 익숙하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우선 빠르게 작성하던 코드의 익숙한 패턴으로 간단한 오류가 발생한다. 주로 타입의 순서가 자바에서 앞 위치가 뒤쪽으로 변경되어 생각의 흐름이 끊기곤 한다.

세 번째로 기존에 가진 지식과 작성했던 코드 그리고 자료 검색에 있어 흐름이 끊기게 된다. 검색을 하다 보면 스프링이 유지되는 환경이기에 자바와 코틀린을 오가야 하며 그 자료의 양에 있어서도 전보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긍정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소로서 더 확장된 기능을 가진 언어의 사용과 습득에 큰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 자바 언어에 부족한 일급 함수 기능이 있고 자바스크립트에 부족한 타입 정의 기능이 모두 포함된 언어를 사용하여 두뇌의 회전을 가져오는 개발을 할 수 있다

또한 특화된 기능인 널 세이프만 하더라도 개발에 있어 이득이 분명하다.

자바와의 호환성으로 기존 라이브러리를 활용하고 레퍼런스가 참고되며 동시에 자바가 기능적으로 최신에 뒤처진 문제를 해결하는 코틀린은 좋은 선택인 것이다.

코틀린은 Fp이 가능하여 미래적인 활용 확장에도 좋은 미래를 고려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언어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런 코틀린이 지금 상당한 점유를 가지고 있는 자바를 대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22 회고

 

review-2022

2022년이 진짜로 모두 지나가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의 한 해가 되었지만 그래도 내년이면 마스크를 해제할 것 같은 상황으로 마지막 코로나 시대를 보내는 것 같다. 이후에 코로나가 없어진다기보다는 큰 문제가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면 그냥 같이 지내는 시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2022년은 회사 생활과 남는 시간은 개인 프로젝트를 해본다고 시간을 보내며 한 해가 바쁘게 지나버린 것 같다. 사실 전년도와 전전년도 이직한 내용들 빼면 뭘 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역시 코로나 시대로 금방금방 흘러 버린 시간인 것 같다.

올해 11월 이직으로 데이오프를 시작한 일이 있기에 앞으로 미래는 좀 다른 모습이 되어야 할 것 같아 글을 시작한다. 아직 어떤 방향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인생에 있어 큰 쉼표라고 생각된다. 또 그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겠다.

올해 큰일은 먼저 4월 구리로 이사가 있다. 처음 경험하는 경기도 생활은 지금처럼 오기 전에는 고작 시 경계를 넘어서는 조금의 거리상 차이의 생활이라 생각했었지만 실제로는 서울과 경기의 집 가격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었다. 출퇴근이 가장 큰 생활의 영향이기에 시간표 있는 삶과 여유가 부족한 삶을 먼저 가져왔다. 그래도 거리가 크지 않은 만큼 지금은 적응하며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5월에 처음으로 걸렸던 코로나도 올해 큰일의 하나이다. 관리하며 늦게 걸린 것이 효과가 좋아 다행히도 사람이 붐비지 않는 병원으로 편하게 갈 수 있었고, 재택근무라든가 지원금의 혜택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다시금 코로나와 독감이 한창이기에 다시 걱정이 늘어가고 있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잘 보내야 하겠다.

더불어 코로나 시대와 새 대통령의 시대, 경기 침체의 시대로 이사를 했지만 또 다른 좋은 지역으로 이사를 목표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 대통령의 영향으로 경기가 변했고 내가 살고 있는 집을 포함해 집값이 떨어지면서 목표하는 이사의 지역이 계속 변하고 있다. 대출 금리로 내야 하는 이자 금액과 물가 상승이 지갑과 생활에 부담을 주고 있는 걱정의 시대며, 코로나 또한 걱정에 이 위기의 시대를 견디며 잘 보내야 하겠다.

코로나의 시대와 내가 나이를 먹음에 있어 9월 한약을 먹었던 일이 또 하나의 올해의 한일이다. 코로나 시대는 다른 사람도 나에게도 건강 염려증으로 다가왔다. 나이가 가장 주된 영향으로 생각되는데 체력이 떨어지며 몸이 안 좋아졌고, 살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하는 모습이 되었다. 한약을 먹으며 식단 조절을 하고, 살을 빼고, 운동을 하는 건강을 관리하는 생활이 나에게 더 중요도가 올라갔고, 좋은 생활을 하면 좋은 컨디션이 되었고 그렇지 못하면 바로 나쁜 컨디션을 보여주는 몸이 되어버렸다. 시간을 이기지 못하는 한계는 다른 방법을 통해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 같다.

5월쯤에서 9월은 회사 생활로 바쁜 시간을 보내며 빠르게 시간이 흘러 올 한 해도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그런 생활에서는 시간을 뭔가의 성과로 채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성과를 넣어보면 elasticsearch 프로젝트 중요한 대부분을 진행했던 내용이 그 성과인 것 같다.

2022 토픽은 이직, 코로나(건강), 경제, AI 정도로 생각된다. 그리고 내년 2023 토픽으로는 크게 일과 가정으로 1 데이오프 (개발, 팀) / 2 가정 (건강, 경제)로 생각한다.

회사 생활을 넘어서 사업적 영역의 회사 생활이 내 인생에서도 시작된 것 같다. 아직은 개발자로서 일을 해야 하는데 동시에 팀을 꾸리는 업무를 해야 하는 것이 새로운 도전과제이다. 개인 프로젝트를 이제는 회사에 붙여 해나가는 것이 당장에 있어서는 계획이 될 것이다. AI는 2022년 개발 관련 리딩 했던 아티클에서 가장 큰 내용이었고 개인적으로 개발에 있어 생각의 전환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업무에 있어서 미래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해 주요점으로 뽑았다.

두 번째 큰 토픽은 일과 동시에 중요한 집안일이다. 아이가 많이 자라 이제는 회사에 힘을 더 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지나버리는 시간을 바라만 볼 수 없고, 집에서도 시간을 많이 쓰고 싶다. 동시에 이런 나이가 드는 모습은 건강에 시간을 써야 하는 모습을 가져와 집에서 보내는 시간에 있어 그 조절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시에 회사와 집을 연결해 주던 경제 상황은 내년에 나의 기대로는 여유가 생기는 지점이 발생하여 결혼 이후 새로운 경제 활동이 시작되는 지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2023년은 두 가지 토픽을 모두 연결시켜 돌아갈 수 있는 내 인생의 시작 시기로 생각되고 이것을 잘 빌드업 하는 주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회고를 모두 적고 보니 그동안 뻔하게 생각해 오는 내용으로 가득 찬 것 같다. 뻔하게 생각해오는 것이라 내년에 회고를 한다고 해도 비슷한 내용으로 가득할 것 같지만, 그래도 글에 나오듯 일단 나에게 미래의 새로운 지점이 시작된 것 같고, 시작을 잘 꾸려 나가야겠다.

작은 성공

 

작은 성공

요즘 작은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 큰 성공은 힘들기도 하고 시간적 리소스도 불가능하다. 큰 성공을 위해 작은 성공을 쌓아간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건 작은 성공을 향한 도전 후 결과에 대한 불감증뿐인 것 같다. 영화를 보며 생각해보고 책도 읽어보고 프로그래밍에도 도전하고 회사업무에도 도전하며 아이와 시간 보내기도 도전해본다. 어디 하나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안심시켜보지만, 시간을 따라 앞으로 걸어가다 보면 모두 잊혀 버린다. 자리에 머물며 생각해보려 주위를 둘러보고, 글을 써도 어찌 이마저도 또 하나를 쌓기 위해 하는 반복적인 일인 것 같다. 그래도 만족하고 한발 한발 디뎌 나가야 한다. 작은 것 내가 걸어온 길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이 불로그가 아닐까. 계속 행복의 법칙 PERMA를 생각한다. 만족하고 의미를 가지고 성공을 쌓아간다.

파이프라인

 

파이프라인

돈은 하나의 목표이다. 월급쟁이에서 발전을 위해서는 파이프라인 만들기가 중요하다. 내가 접근할 방법을 생각할 때. 블로그로 돈 벌기 앱으로 돈 벌기 앱을 만드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시간 소모를 줄이기 위해 선택 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게 기본적인 구조의 프로그램과 소스의 결과물 만들기 장점은 내가 하는 분야와 연관이 많이 있다. 게임으로 돈 벌기 게임은 성공이 힘들다 특히 내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확실한 레퍼런스가 많이 존재한다. 주식 재태크로 돈 벌기 부동산 월세 받기 부업으로 돈 벌기 재미있고 큰돈을 벌 수 있고 마음이 안정된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두 가지일

어떤 것이든 하기 위해서는 시작하고 행동하여야 한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 가지 일을 집중해서 효율을 높이는 방법 다른 일을 병행하여 머리를 식히는 방법 각각의 형태에 있어 장단점이 있겠지만 집중과 휴식 관점에서 두 가지 일을 병행하기가 나에게 적합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두 가지를 병행하면 전환에서의 이점. 집중에서의 이점 두 가지를 모두 가져온다

하지만 요즘은 체력이 떨어져서인지 한가지 하기도 벅차다. 거기에 전환이 없으니 기운이 계속 빠지는 것 같다. 돈 부족 시간 부족 체력부족 악순환의 반복.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본업과 파이프라인 만들기가 필요하다.

행복의 파이프라인 PERMA

긍정적 정서(Positive emotion) 몰입(Engagement) 관계(Relationship) 의미(Meaning) 성취(Accomplishment) 결국 긍극의 목표는 잘사는 것이다.

새로운 콘텐츠

 

새로운 콘텐츠

요즘 나온 영화를 보면서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새로운 내용이 없다 라는 말이다. 최근 영화 문폴을 보면서 생각한 것은 중국 돈이 많이 들어 갔구나와 소재가 없어 이런 내용까지 영화로 쓰는구나 였다 영화는 그래도 돈이 들은 만큼 큰 화면으로 시간 죽이기가 되었다

지금 시점에는 새로운 소재가 모두 떨어졌다고 한다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소설 기술에도 특허 앱 서비스 새로운 것을 찾기가 불가능 한 수준으로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도전할 새로운 소재는 무엇인가 절대적이며 상대적이라는 말을 여기도 생각할 수 있다 절대적으로 새로운 것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나에게 새로운 것은 있다 여러 가지를 조합한 새로운 물건 이를 위해 많이 보고 반복하고 행동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관점에 내가 잘하는 것은 많은 것을 새롭게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하는 것을 콘텐츠로 한다는 것이 내 전략이고 방향이다. 영화리뷰 만화리뷰 블로그 리뷰 뉴스 리뷰 여러 가지 해봐야겠다


2023-01-03

스타트업 boot camp

 

스타트업 boot camp

d20230103

회사 시스템을 아무것도 없는 빈 상태에서 빌드업 하기. 개인 선호 방향

대부분 규모를 따르는 비용이 필요하며, 부팅시 무료 활용가능.

## 비개발

  • 오피스365 or 구글오피스 + 저장소
    • MS 오피스가 필요한 경우 오피스 365를 피할 수 없다.
    • 구글은 메일을 시작으로 다양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 베이스 시스템 선택에 따라 저장소를 활용한다.
  • 이메일 - gmail 이 일반적으로 용이함.
  • 슬랙
    • 팀즈보다 이모지 활용 등 용이함.
  • (인사시스템)

## 개발

  • 스택 aws git confluence jira intellij spring.boot kotlin mysql freemarker react (jquery)
    • java 로 시작하는 개발 트렌드의 일반적인 선택. kotlin 이 지금 시점에서 여러 편의성으로 장점.
    • 개발 기본언어, 디비, 뷰는 인력 풀에 따른 선택.
    • git은 필수 github는 선택. 일반적으로 github 용이.
    • 초반 서버 시스템은 docker가 비효율성이 일부 있으며, 발전시는 사용성에 도움.
  • redis mongodb elasticsearch rabbitmq - 필요시 확장시스템
    • redis 일반적으로 필수적
    • elasticsearch 는 저장소 용도인 경우 대안이 있지만, 검색영역에서 필수에 가까움. 로그 분석.
  • ci 정적분석 코드리뷰 테스트 apicall pinpoint
    • 일반적인 개발 시스템 구성 구축에 상세 어플리케이션은 선택
  • 구글 파이어베이스 - 푸시 서비스를 위한 선택 + a
  • 구글지도 카카오주소
  • figma
    • Design과 개발에 있어 필수적 시스템.
    • Adobe 프로그램은 단순 디자이너 사용.

## 기타

  • 장비
    • mac-air.m2 24g / mac-pro.14 32g
      • 개발자 장비기준 16g로는 독커 대응이 어려움.
      • (windows pc)
    • usbc 커넥터, 모니터
  • 서버
    • aws - 스타트업에 서버 시스템을 빠르게 구성하기 위한 필수 선택.
    • 도메인 - 닷컴 도메인이 사업에는 필수적으로 좋음.

2023-01-02

(습작소설)장마-09완

 

태풍

나는 소설의 마지막 화를 모두 작성하여 미국으로 전송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완결에 대한 어떤 희열은 없었다. 아마도 완결에 대한 홀가분한 기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현실이 기쁨의 영역을 모두 가려 버린 것 같다. 밖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지금 날씨가 내 기분을 대신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하늘은 구름이 흩어져 사라지는 화창한 모습이었지만 땅에는 비바람이 휩쓸고 간 처절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예보된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갔다. 태풍의 위력은 고층 빌딩을 넘어뜨리는 소설에 내오는 아포칼립스 수준은 아니었지만 지반에 단단하게 지지하고 있지 못한 일반 건물들은 무너뜨리고 넘어뜨리는 일반적인 태풍을 월등히 넘어선 위력이었다. 아파트보다는 단독 건물이 많이 무너져 역시나 예보됐던 만큼 이제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여준 태풍이었다.

자연이 가져온 피해는 자연에 의해 그 크기가 결정되었다. 큰 건축물은 그 구조 자체에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유리창은 모두 그 힘을 견디지 못해 단독 건물만큼이나 많은 피해를 입었고 다행히 적은 피해를 입은 지역은 역시나 산을 끼고 그 바람을 피한 지형이었다.

태풍은 중국 일본에까지 그 힘의 영향을 줬다. 태풍은 그 크기가 우리나라를 모두 덥고도 중국 동부와 일본까지 태풍의 팔이 닿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태풍은 쓰나미급의 파도로 일본 해안가를 침수시켰고 남쪽에 위치한 일본의 작은 섬에는 사람이 이룩한 자취를 모두 사라지도록 만들었다. 그래도 중심부를 피해 간 중국과 일본은 무사히 태풍을 견디었다고 한다.

서울은 홍수에 이어 태풍의 중심부가 국토를 통과하며 더 많은 피해가 있었다. 홍수로 발생한 완전히 치우지 못한 쓰레기 더미는 바람에 날아다니며 큰 피해를 발생시켰다. 이는 미리 대비하지 않아 피하지 못했다기보다 너무 많은 양의 쓰레기로 피할 방법이 없는 문제였다. 사실 쓰레기 더미를 제외하더라도 많은 노후된 시설의 물건들이 태풍의 중심 부근의 강한 바람에 부서져 날아다닌 문제가 있었기에 태풍의 강도가 더 큰 이유였다.

그래도 임시 내각 정부는 꽤나 잘 돌아갔다. 단순화된 임시내각은 단순히 생존에만 집중하여 일을 진행하였기에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역할의 많은 부분은 컨트롤타워 없이 현장에서 직접 업무를 처리했으며, 임시정부는 큰 피해를 입은 소방 관계 장비들을 우선적으로 빠르게 회복시켜 좋은 효과를 보았다. 업무의 처리에 있어 반대하는 세력은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상황에 존재할 수 없었으며, 능력을 가진 사람은 그 능력을 평소보다 몇 배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능력이 없다 하더라도 조용히 지지하는 힘을 보태어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진짜 이유는 위에 있는 사람의 능력이 아닌 아래서 직접 뛰고 손을 쓰는 사람들의 힘일 것이다. 항상 그래왔듯이 모두에게 닥친 큰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하나로 뭉친 국민들의 모습인 것이다.

태풍 후 정부는 복구 대신 다음 태풍의 대응을 하기로 결정했다. 국토를 통과한 태풍은 한참을 지나 힘이 줄며 소멸되었고, 이런 태풍이 올해에만 몇 개 더 발생할 예정인 것이다. 태풍이 강력하고 그 크기가 거대하다 보니 하나하나가 모두 비껴가기 기대하기는 어려운 모습이었다. 사람들도 하루하루 지쳐가는 모습이었다.

미국에서도 역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초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했다. 아무리 거대한 허리케인이라도 미국 서부까지는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동부지역은 어디 할 것 없이 태풍의 피해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미국은 재난대비 프로토콜이 발령되었지만 소설에서처럼 대규모 시스템으로 동작하지는 않았다. 단지 일상적으로 대비하는 재난 프로토콜로서 동작하는 것 같았다.

동부 지역에서 서부 방향으로 가는 대규모 피난 집단이 여정을 떠났고 피난으로 비어진 지역에서는 태풍의 공포와 함께 여지없이 폭동이 끊임없었다. 정부는 피난계획 이외의 특별한 조치를 가지지 못했고 상황을 정리하지 못했다. 정부 보급은 계획이나 실행이 없었고, 상점은 약탈 당하거나 견고하게 잠겼으며 물자들의 이동은 모두 불가능해 사람들은 물품을 구할 수 없었다. 의료 그리고 정부 시스템도 며칠간은 완전히 셧다운 되는 상황에서 중소 도시지역 중 몇몇 곳은 지역 방위군 일부가 참가한 시위대도 발생할 만큼 문제는 심각했다.

뉴욕에서 허리케인의 강풍을 견디지 못한 빌딩이 하나 무너졌다. 단지 하나의 빌딩이 무너졌고 비어진 오피스 빌딩과 비어진 시가지였기에 직접적인 인명피해라고는 경비인원이 한동안 건물의 아래층 구역에 고립됐다 구조된 것이 전부였지만 사람들의 패닉은 큰 역효과를 몰고 왔다. 사람들은 앞뒤를 볼 것없이 맨해튼을 빠져나가기 위해 길에 몰렸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많은 사고로 인해 도로가 통행 불가능해졌다. 차량을 버리고 맨몸으로 탈출하는 인파 속에서 몇몇 사람의 압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빌딩이 무너진 원인은 운 나쁘게도 빌딩과 바람의 공명이 일치하여 건물을 흔들다 그 구조를 부러뜨린 것이었다. 그리고 공명이 빌딩 설계 당시 견딜 수 있는 바람의 세기보다 약한 바람에서 발생한 것은 건물 고층의 보수공사 작업으로 그 구조와 고층부의 무게가 변화했기 때문이었다. 여러 상황적 원인과 자연의 원인이 겹쳐 발생한 사고였고 안타깝게도 이를 알 수 없었던 사람들은 패닉에 빠져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코로나로 일부 미국의 산업과 경제 방향 그리고 국가 간 관계가 지역화된 후 이를 회복하고 있었지만 허리케인의 피해로 미국은 다시 미국 우선주의로 폐쇄정책을 강화했다. 세계 경찰을 포기하고 우방국의 중요한 해외기지를 제외한 모든 군사력을 철수시켰다. 미국은 그들의 브레인 집단을 통해 예측하고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비하지 못했고, 대응 행동이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하며 조금씩 균열 가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전송한 소설의 영향일까, 아니 내가 보낸 건 시간적으로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이런 중대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을 것이다. 미국은 기후재난에 핵폭탄으로 대응하기로 발표했다. 연구자들의 예측 모델에 의해 극지방 부근에 지역적으로 폭발적인 에너지를 통해 대기의 흐름을 움직여 기후를 상당 부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을 기반으로 계획을 발표했다.

나는 이런 현실에서 소설과 지금 상황이 어디까지 일치하는지는 확인하지는 못했다. 내가 미국으로 넘어가 상황적 정보를 더 많이 얻었다면 그 차이점을 알 수 있었을까? 사실 나는 그것을 확인할 필요성도, 확인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도 그다지 느끼지 못했기에 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설 속 현실과 내가 있는 현실 두 곳이 서로 간에 연결되어 영향을 미치듯이 가로세로로 얽혀 직물구조로 짜여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했다.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생각할 때 두 곳은 동시에 존재한다. 사실 좀 더 정확한 정의적 내용으로는 다중우주에 좀 더 가까울 것 같고, 다차원 우주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용어를 혼동하여 쓰고 있는 것은 내가 이것의 정의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양자역학적이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지금 내 머릿속 두 세상의 혼돈과 겹침은 생각 또는 관찰에 의해서 결정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관찰이 그 양자 입자의 성질을 정의하고 위치를 특정하듯이 내가 소설 속 세상을 머리에 넣고 생각함으로 하나의 세상이 정의되고 그것을 다시 현실과 비교하는 생각을 할 때 동시적인 두 개의 상황을 비교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인성을 바라보고 인성이 나를 바라보는 동시에 2개의 세상이 서로 얽혀있어 보이는 것이다.

머릿속 양자 입자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얽히면서 이해되지 않는 머리가 더욱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조금 단순하게 본다면 두 개의 세상이 존재하는 다중우주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두 개의 세상은 어떤 차원 넘어서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세상에서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고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떠올릴 때 새로운 다중우주 하나가 더 탄생했다. 관찰할 수 없는 우주 끝 어딘가 차원의 벽을 거쳐 그 세상에 들어가면 내 머릿속에 있던 생각들이 모두 거기에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철학적 양자역학에 대해 자주 생각했었다. 양자 역학은 현실 세계 원자의 크기의 미시적 세계로 들어가면 실제로 존재하는 물리적 법칙이다. 하지만 물리적 법칙이 모든 부분에서 아름답게 완성되지 않았고 잘 이해되지 않음으로 그 의미적 존재는 여러 갈래 길로 갈라져 소설에서도 볼 수 있고, 생각 속에서도 볼 수 있고 그렇게 현실의 여러 곳에서 수시로 만날 수 있는 철학적 영역에서도 실존한다.

나에게 내일도 매일 해오던 업무시간이 된다면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한다는 사실이 있다. 이 사실은 동시에 나는 내일 일을 하지 않고 미국에 갈 것이라는 사실과 겹쳐 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확률적으로 미국에 갈 확률이 들어맞게 된다면 그 상태는 하나로 고정될 것이다. 이렇게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같은 상황을 만들 수 있고 그것이 현실과 서로 다아 있다. 나의 현실 생활은 항상 양자의 얽힘에 걸쳐 존재한다.

개발자는 항상 양면을 모두 바라봐야 한다. 모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면서 동시에 모든 프로그램이 어려워 만들 수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절대적으로 다른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해야 함은 다른 일로 생활을 꾸려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해되지 않는 화성에서 온 개발자의 모습일 것이다.

이런 개발자인 나는 온난화로 점점 더워지는 지구의 미래 모습으로 긍정적이고 평화로운 환경의 세상을 생각하고, 동시에 소설 속 아포칼립스 모습의 환경 재앙적인 세상을 동시에 생각했다. 지금의 모습에선 평화로운 세상의 상상이 머나먼 꿈나라 같은 이야기로 떠올랐다. 두 세상이 머릿속에서 서로 간에 얽히기 시작하면서 평화로운 세상 또한 일상이 지속되는 모습에서 어느 시점에 크든 작든 지구 어느 나라에선가 기후를 이기지 못하고 사람들이 휩쓸려가는 모습으로 상상되어갔다. 그것은 사실이다. 어떤 훌륭하게 완성된 프로그램일지라도 어디엔가 버그를 가지고 있다는 법칙처럼 어떤 평화로운 세계일지라고 재난은 직면하게 된다. 두 세상은 다시 서로 가로질러 겹치게 되고 내가 생각한 두 가지 방향은 하나의 결말을 맞이하고 있었다.

부정적인 미래에 대한 생각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고 활력을 잃어버리게 하지만 미래가 다가올 때 대응할 수 있게 하는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모습을 과거에 알았다면 미래가 변했을까.

과거와 미래의 시간에 대해 생각하다가 양자역학이나 평행우주 다차원 우주같이 또 다른 희망을 가진 세상이 시간 축을 거스르지 못하는 모습이라는 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두 세계 아니면 그 이상의 많은 세계는 같은 시간 아래 나눠져 있는 모습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에서 차원을 넘어 어느 세상으로 가더라도 이 세계는 시간을 거슬러 평화로운 시절로 갈 수 없고, 그런 일상의 세계에 도달하더라도 차원을 이동할 때 이곳 세상과의 겹침으로 그곳 역시 어느 시점에 버그를 일으키고 기후 재앙을 직면해야 할 것이라고 상상했다.

나는 생각의 끝까지 다다랐고 더 이상의 머릿속 세상의 창조와 멸망을 멈추고 비구름 없는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나는 인성에게 질문했다.

나는 나에게 질문했다.

진짜 환경 때문에 인류가 멸망하는 건가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습작소설)장마-08

 

쓰지 못했던 소설의 결말

이곳 남반구에 위치한 벙커는 북반구 지역보다 적은 수의 태풍을 견뎌내고 있다. 역시 남반구에 대륙이 적다 보니 태풍 발생 가능성의 지역이 한정된 것이 큰 원인이다. 그렇지만 북반구의 태풍이 적도를 넘어 기후를 바꾸면서 남반구에도 역시나 멸망적 태풍이 발생해 문명을 파괴하는 지금 모습은 예측된 시뮬레이션 결과와 날짜 예측은 조금 틀리지만 동일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기후 한경에서 적도는 더 이상 지구에서 가장 더운 지방이 아니다. 북반구 태풍으로 인해 뜨거운 해수 온도는 남반구로 내려갔고 이로 인해 남반구에도 명망적인 태풍이 발생했다. 이제 북반구 남반구 모두 극지방, 적도 지방의 기온차는 20도에 불과한 온도로 변화했고,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태풍의 힘이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남반구의 태풍은 대륙을 만나는 경우 북반구와 비교해 더 많은 비를 뿌리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 미국이 준비한 벙커는 위치상 다행히도 최악의 상황에 도달하지는 않고 있다. 우리는 이제 남반구의 첫 번째 태풍의 위력을 무사히 견디고 두 번째 태풍에 대비 중이다. 대서양에서 안데스산맥을 넘는 태풍은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넘어올 것을 분석한 미국은 산맥을 넘어 암반이 갖춰진 지형에 벙커를 만들어 비교적 단기간 저비용에 이곳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벙커는 장기 예측상 10년 이내에 태풍이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수준의 강도 이내로 내려오는 예측 결과에 따라 10년간의 생존을 위해 건설되고, 보급품 계획을 가지고 적절한 인구를 시설 내에서 생존 활동할 수 있도록 건설되었다.

기후 예측 시뮬레이션 모델의 결과를 참조하면 여름 날씨가 겨울의 계절로 가는 시기는 변하겠지만 그래도 태양이 기울면 결국 북반구에 겨울이 올 것이고 북반구의 태풍이 사라짐으로 남반구의 태풍 또한 멈출 것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상 태풍이 끝나는 겨울이 오기 전 태풍으로 인해 인류의 절반, 50%의 인구가 줄어들 것을 예측하였고, 올 한 해의 시간을 무사히 생존하더라도 인프라의 피해와 절반의 인구의 감소는 인류 유지를 위한 경계값을 넘어서기에 지속적인 멸망의 흐름을 멈출 수는 없다는 것이 분석의 결과인 것이다.

인구의 절반 50%의 인구에 도달하는 경계의 시점은 상황실의 마지막 카운트다운 시계로 표기되고 있었다. 4개월 전 이번 여름이 시작하기 직전 멸망의 태풍이 올해 여름 시작되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여러 차례 확인되고, 이후 슈퍼컴퓨터는 더 이상의 시뮬레이션 예측 분석을 멈추고 당장에 다가올 태풍에 대한 분석으로 전환되어 마지막 예측 시간이 상황판 시계에 표시된 이후 지금까지 멈추거나 변경 없이 돌아가던 시계였다. 그 상황실의 마지막 시계는 19D 18:25:30에서 멈춰버렸다. 슈퍼컴퓨터의 예측은 오차 범위 이내에서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은 인류는 50%의 경계 수치에 도달하지는 않았다. 시간을 변경시켜 시계를 멈춘 원인은 러시아에서 발생했다.

러시아는 세 번째로 지구를 돌아오는 북반구 태풍 노네임을 견딜 수 없이 시설물과 인구를 잃는 것이 예측 범위 안에서 확정되어 있었으며, 그 공포감 속에서 동부 군부 세력은 우랄산맥 동쪽 200km 지역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으로 태풍을 향해 핵폭탄을 발사했다. 인류가 가진 가장 강한 힘으로 강력한 열에너지를 발산하고 주변 대기 환경을 급격한 변경점을 가해 날씨를 초기화 시킴으로 태풍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라졌던 태풍은 태평양 서쪽에서 다시금 살아났다. 그렇게 지금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태풍은 이제 3개로 증가되어 계속해 문명을 파괴하고 있다.

인류의 마지막 전쟁에서 사용될 것이라 생각되던 핵무기는 인류의 마지막 기후와의 전쟁에서 사용되었다. 시뮬레이션 기후예측팀은 자연 예측 분석 결과였던 카운트다운 예측 결과에 임의적인 조건이 추가되어 기존 예측이 의미가 사라졌다는 결론을 발표하였으며, 카운트다운 시계 역시 그 시점에 정지된 것이다.

기후재난의 공포가 계속되는 환경에서 첫 번째 핵이 사용된 이후 두 번째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두 번째 핵은 미국에 의해 사용됐다. 시설물 파괴와 재난의 공포 앞에서 통제되던 미국에 시스템에도 일부 금이 간 것이다. 러시아의 핵은 다시 살아난 태풍에 의미가 퇴색되었지만 당장의 다가오는 태풍에 대해 직접 부딪치는 피해 없이 지나가게 만들었다. 덕분에 핵에 의한 방사능 오염과 다른 나라에 통제된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는 악영향을 주었지만 러시아 지역적으로는 이득을 준 것이었다.

곧바로 지상 그룹의 분석가들의 뒷이야기를 통해 핵에 의한 태풍의 위험에서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통신 시스템이 상당히 망가진 미국 미주리주 군에서 통제 시스템을 파괴하고 독자적인 발사체를 통해 미국 서해상으로 태풍을 향한 핵을 발사했다. 이후 우주 임시 정부를 중심으로 각 지역에 핵시설 폐쇄의 명령으로 한동안은 모든 핵무기에 대한 폐쇄 작전이 수행되어 미국의 핵사용은 제한되었다고 발표되었지만, 핵에 대한 공포와 핵에 대한 희망의 여론은 양쪽에서 계속 커져갔다.

도심지는 파괴되어 사람이 떠나기 시작했다. 몇 번에 걸친 태풍의 위력은 고층 건물을 모두 쓰러뜨리고 말았다. 구조물이 붕괴되지 않은 건물들도 최근 대부분의 상업건물이 유리 외벽을 가지고 있다 보니 거의 모든 유리 외벽이 파손되어 외벽 없는 건물이 돼버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깊은 지하층을 가진 건물의 지하 공간이 태풍을 피하기 가장 안전한 장소로 머물고 있었는데 몇몇 건물이 붕괴되며 그 지하에 있는 생존자들이 함께 매몰되었고 또 어떤 건물은 침수로 인해 지하가 더 위험한 공간이 되기도 했다. 생필품을 구하기 쉽다는 이유로 도심지에 머무르던 사람들은 위험요소가 많고, 그 생필품마저 모두 파손되거나 약탈에 비어버린 상황에 다른 지역의 대피소에 대한 소문을 따라서 떠나고 있었다.

하지만 소문은 대부분 진실이 아니거나, 시간이 지나 그 사실이 변했거나 대피소의 상황 또한 부정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여러 생존 캠프 간에서 식량전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전쟁의 원인인 식량과 보급품의 불균형은 태풍의 선택에 의해 정해졌다. 태풍의 경로에 의해 비교적 안전히 태풍을 보낸 그룹과 태풍을 피하지 못한 그룹은 서로 불균형에 의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 것이다.

지상의 혼돈 상황은 벙커에도 영향이 있었다. 우선적으로 정보의 차단이 그 시작이었다. 벙커에서 환경을 알기 위해 동작하던 자동센서들은 초기 단계에서 거의 파괴되었다. 이미 이를 대비해 보수 계획이 있었지만 사람에 의한 정보가 들어오지 않자 벙커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고립된 깜깜한 동굴과 같은 상황이 돼버렸다. 두 번째로 벙커는 외부 활동을 통한 추가 보급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보급에 대한 문제도 가지고 있었다. 아직 초기 단계에 이 사항은 당장 문제 되지는 않았지만 고립된 환경에서 생존에 가장 중요한 것이 보급품이었기에 즉시 문제 리스트에 올라 해결을 필요로 했다.

벙커에서는 자체적인 문제점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예상범위 이내의 문제 발생으로 준비된 자원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는데 먼저 일부 시설물이 고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벙커를 보호하는 격벽 문은 벙커의 존재의 이유인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첫 번째 태풍으로 비행기 격납고 문 고장으로 문이 닫히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즉각적으로 가장 우선순위 작업으로 문은 수리되었고 지금은 정상적으로 동작하여 문제상황은 종료되었다. 벙커는 자체가 비상 상황을 위한 시설로 그 구성하는 시설이 사용 불가가 되는 비상상황에는 대부분 대체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좋은 소식이다. 미국이 계획한 재난대응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의미를 지키며 동작하고 있다.

지상에서도 일부 문명을 지키기 위한 그룹이 생겨났다. 안전하고 외부에 대해 포용적인 그룹이 되기까지 여러 고난의 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들은 초기 다른 그룹에 밀려 자신의 방호 생존 캠프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지휘관은 독자적인 플랜B를 구축해두었고 생존에 필요한 보급품과 물자를 충분히 가지고 생존 캠프를 다시 세울 수 있었다. 지형적 이점과 보급의 가능성을 찾아 주변 후보 도심지를 수색해 그중 중소 규모의 도시를 중심으로 건물 잔해를 치워 위험요소를 제거해나가 생존영역을 확보했다. 생존 캠프에서부터 많은 인원을 적절히 통솔하던 지휘관 대령은 지금은 캠프의 민간인을 포함한 공동체의 시장 역할까지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밤을 꼬박 새운 캠프 재건 활동과 헬기와 장비를 활용한 보급 확보 활동으로 잃어버린 초기 캠프보다 안전한 생존지를 만들고 외부의 대립은 미리 봉쇄하고 난민에 대해서는 포용하는 새로운 시대의 문명을 써 내려가고 있다. 때에 따라 태풍을 피하기 위해 효과적인 피난 이동 작전을 수행했고 근방에 추가적인 대피 캠프를 새워 재난에 대응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태풍 앞 위태로움에서도 그들은 계속적인 삶의 연결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제 국경은 없어졌다. 자연으로부터 항상 안전한 지역은 없어졌고 유목민이 생겼다. 도시가 없어지거나 오히려 도시였던 곳이 더 위험한 지역이 되었고 캠프 또한 이동하지 않는다면 태풍의 중심부 근방에서는 무엇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우주 임시정부와 벙커는 계속적으로 외부 생존자를 위해 태풍의 진로와 규모의 예측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벙커 외부 생존자들의 모습은 밖에서 살 그들의 생존뿐 아니라 벙커 내부에서 고립되어 살아가는 생존자들에게도 희망적인 삶을 위한 유일한 연결 줄인 것이다.

여러 문제가 상황에 따라 변화하면서 인성과 선미는 외부 작전 팀 소속이 되었다. 태풍이 발생하고 마지막 로켓 발사 이후 재사용 로켓은 3번에 걸쳐 성공적으로 우주에 보급을 제공했다. 하지만 3번째 발사에서 가지고 있는 발사 가능한 마지막 로켓의 수거에 실패하여 우주로의 보급 작전은 종료되었다. 외부 작전이 로켓 발사에서 외부와의 소통을 위한 작전으로 변경되었고, 내부에서 비기술인원을 작전 그룹으로 편성하며 둘은 그렇게 외부 활동을 위한 팀으로 편성되었다.

밖으로 나가는 활동의 위험성은 벙커 생존자에 대한 외부 생존 그룹의 배척과 환경에 대한 문제가 가장 컸다. 둘이 소속된 팀이 수행하는 일은 아직 위험이 존재하는 특별한 일보다는 민간인원을 활용하기 위한 교육과 단순 업무의 수행에 있었다. 첫 번째 비행에서 파괴된 도시에 대한 정찰 및 안전 구역 확보를 수행하였는데 하늘에서 내려다본 태풍이 지나간 흔적의 모습은 처참했다.

처참한 풍경은 안전한 벙커에서 생활하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사람이 살았던 폐허의 도시는 1년 전만 하더라도 날씨에 대한 생각이라고는 비가 오는지 오늘 하루 얼마나 더울지 단편적인 생각만 하며 살았을 사람들의 흔적일 것이다. 그 자취를 바라보며 선희가 텅 빈 마음으로 텅 빈 이야기를 건넸다.

서울로 가고 싶다.

서울도 모두 부서지고 말았을 건데 여기와 크게 다를 게 있을까?

그렇겠지. 그래도 서울 가서 커피 마시고 싶다. 여기서 산을 바라보고 있으며 지구 반대편에 서울은 멀쩡히 그대로 서있을 것 같아.

나도 상상하기에는 어딘가 평행우주 넘어 그곳의 서울에는 그 상상 속의 서울의 모습이 그대로 있을 것 같다.

서울이 무너졌든 아니든 부서지지 않고 그대로 있는 출퇴근 만원 지하철이 다니고, 차들로 교통체증 가득한 머릿속에 있는 서울에 대한 생각이 변하지 않는 한 그리운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아. 흔적만 남은 서울에라도 직접 가서 그 머릿속 생각을 지우고 싶다.

텅 빈 이야기에서 인성은 조금이라도 희망찬 이야기를 넣고 싶었다.

내가 이야기한 평행우주의 서울은 어떤 식이던 지 진짜 있을 거야. 우주의 공간은 아직 우리가 들여다보지 못한 공간들로 가득 차 있으니까. 양자역학이라는 것도 들여다보지 못한 영역이었지만 지금은 원자 단위로 측정하면서 실제 하는 걸 확인했듯이 말이야.

그걸 혹시 희망찬 이야기라고 하는 거야. 이 이과생아.

그래 별로 희망찬 이야기는 아니지. 그래도 우리의 시간이 멈추지 않았고 그 시간을 바쁘게 외부 활동 작전을 하며 채우는 것이 바로 희망이지 않겠어. 이렇게 시간을 이야기로 채우는 것도 중요하고 말이야. 이런 이야기가 내가 말한 평행우주의 갈림길을 만드는 거라니까.

뭐. 그래 지구가 멸망하던 아니던 시간은 똑같이 흐르는 거니까.

그래 힘든 오늘 하루 일도 끝마치고 즐거운 벙커 집으로 돌아가야지.

해가 지는 시간은 아직 한참 전이지만 벙커와 가까운 지역의 작전으로 일찍 헬리콥터를 타고 둘은 이야기하며 벙커로 귀환할 수 있었다.

벙커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망을 꿈꾸는 그룹 속에서 절망에 빠진 그룹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동굴 속 생활처럼 사방이 막힌 벙커의 생활에서 심리 안정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 사람들은 서로 간에 모여 이야기를 하고 게임을 함께 즐기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모임에서 하는 즐기기 위한 이야기와 모임에서 있는 사람들의 자신의 표정은 서로 다르게 표현되는 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 밖으로 드러나는 모임에서 이야기되지는 않지만, 사적 모임 간에 절망의 이야기가 옆에서 흘러 들어오는 경우는 점점 많아졌고, 아직 공식된 그룹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그룹에 인원이 한 명 한 명 추가되고 있었다.

슈퍼컴퓨터 엔지니어 중 한 명도 지금 막 출력된 결과 리포트를 들고 그의 생각이 절망의 그룹에 가입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컴퓨터는 핵이나 사람들의 이동 그리고 외부에서 직접 확인된 기후의 새로 주어진 조건들을 가지고 중기 간의 기후예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 슈퍼컴퓨터 모델 중 하나가 지금 기후 변화로 인해 중기 간 예측상 3년간은 겨울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기후 모델 결과를 시뮬레이트 했다.

(습작소설)장마-07

 

홍수 후

물은 결국 팔당댐을 넘어 서울이 잠겼다. 준호와 난 한강에 도달했지만 막혀있는 도로 그리고 서초구청까지 가는 길이 시간 상 도착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려 바로 차를 북쪽으로 돌렸다. 중랑천 부근으로 올라가는 길은 위험하다고 판단했기에 어린 시절 살던 용마산 방향으로 차를 이동해 범람한 물길이 잠잠해지기는 다음날까지 머물렸다.

물은 해가 지기 시작하는 시간에 밀려오기 시작했다. 석양에 반사된 강에서 만들어진 파도가 상류에서 만들어졌다. 파도는 강 양쪽 변 고수부지에 부딪쳐 부서지는듯하다가 바로 다음에 오는 파도에 먹히면서 강 수위가 점차 높아졌다. 방송에서는 지난밤 강물이 범람하는 영상을 확인해 이번 홍수 피해 뉴스를 계속해서 진행했다. 피해가 서울을 관통하며 광범위하게 발생하여 새로운 영상들은 끊임없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어두운 시간에 촬영된 한강이 침수되는 모습에서는 고수부지의 나무나 시설이 잠기는 모습은 떨어지는 방송 화질로 알아보기 어려웠다. 물이 다가오는 모습은 불이 켜져 있던 강변의 도로에 가로등이 하나씩 꺼져감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다행히 한강 부근 도로에서 교통혼잡 속에 있던 차들은 우리처럼 시간을 계산하고 뿔뿔이 흩어져 피하는 모습에 직접적으로 물길에 휩쓸린 차량은 없었다. 하지만 한강변 도로나 지하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차들이 침수되는 모습은 거침없었다. 파도치며 다가오는 물결이 닿을 때 주차된 차들은 치워지는 장난감처럼 서로 부딪히며 쓸려갔다. 수위를 줄이지 않고 다음 파도가 칠 때 높아지는 물에 뜬 차들은 서로 부딪치고 뒤집어지기도 했다. 한강변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은 홍수를 견뎌낼 방법이 없었다. 일순간 지하주차장으로 쏟아져들어간 물길은 지하를 완전히 물에 잠기게 만들고도 1층까지 모두 잠기도록 밀려왔다. 2층 이상의 집들은 그래도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지는 않았다. 대신 수많은 아파트에서 고립된 사람들이 수없이 나타났다.

물이 빠지지 않은 한강변 도로는 1미터의 수위의 물로 가득 차 있었다. 물이 바다로 모두 빠져나가는 데는 하루 정도는 더 걸릴 것이라고 방송에서 예보되었고 심지어 밀물이 오는 시간은 한강 하류 바다와 멀지 않은 지역은 수위가 다시 높아져 또 다른 침수 피해가 예상된다고 한다.

서울의 한강 상류 경기도 구역의 하남 미사와 구리는 강폭이 좁아지는 지점과 비교적 낮은 평평한 지형으로 인해 넓은 면적으로 침수되었다. 오래전 조선 시대 서울의 한강이 구불구불하고 4대문 안쪽이 서울인 시절에 이 지역은 서울의 침수를 막아주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 상상했다. 서울의 잠실 또한 오래전에는 서울이 아니었기에 비슷하게 침수되는 지형이었던 것 같다. 잠실은 침수 피해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가 되었다. 석촌 호수는 이제 인공 호수의 모습이 아닌 거대한 호수 지형처럼 넓게 커져 있었고 물이 빠지는 시간까지 그 호수 안으로 들어가 버린 높은 롯데 타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강남구는 첨단의 회사들이 모여 있고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이들의 거리의 모습과는 다르게 그동안에도 많은 비가 오는 시기엔 침수 피해로 뉴스에 나왔듯이 이번에도 강남 소나타라 불리지만 웬만한 전세금 보다 비싼 외제차들이 줄을 서서 침수되었다. 내가 꿈에서만 그리던 차들이나 그보다 더 비싼 슈퍼카들이 침수된 모습을 보는 것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강남구는 건물이 들어설 때부터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비가 모이는 지형이 군데군데 있어 여지없이 넘쳐흐른 물을 가득히 담게 되었다. 한강으로 물이 모두 빠지기 전에는 도심지의 물도 빠질 수가 없는 상태이다.

여의도는 모든 사람이 소개된 섬이 되었다. 여의도 아파트의 모든 집은 비어졌으며, 국회의사당은 침수되어 비워지게 되었다. 국회가 멈춘 것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쓸데없이 많은 세금을 축내며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사라져서 속 시원했을까. 아니면 비에 침수되어 또 세금이 들어갈 일들에 답답한 기분일까.

중랑천, 탄천, 홍제천, 안양천 서울에 대표적인 천들은 모두 한강에서 역류한 물에 의한 범람이 발생했다. 한강변의 아파트의 피해는 금액적으로는 더 큰 피해를 입었겠지만 결국 삶에 있어 단독주택단지의 못 사는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동안 긴급하게 구성된 대피시설에서의 생활이 필요할 것이다.

수많은 수해민들로 대피시설은 모두 가득 차고 아직 고립에서 탈출하지 못한 수해민들이 아파트 고층에 가득하여 구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구조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한번 휩쓸고 간 홍수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곳 중 하나는 바로 구조를 진행하는 소방서였다. 동시에 많은 지역에 대피와 구조활동을 펼치고는 순식간에 밀려오는 물길의 시간을 피하지 못해 서울의 50퍼센트가 넘는 소방차를 침수로 잃게 된 것이다. 그래도 구조활동을 수행하며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소방관의 인명피해가 미비했던 것이 다행일 것이다. 26명의 소방관이 다친 것으로 끝난 것이 다행의 결과 수치였다.

소방차의 피해는 소방차가 커다란 몸집에 무거운 물을 싣고 다님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경찰차와 구급차 소방차는 모두 긴급한 상황에 출동하여 사이렌을 키고 비켜주는 다른 차를 질러가는 상황이 있지만, 경찰차와 구급차는 빈차로 이동하여 사람을 싣고 돌아오지만 소방차는 거꾸로 항상 육중한 장비와 가득한 물을 싣고 다니다가 물을 뿌리고 빈차로 돌아오는 차량이다. 커다란 차체와 무거운 무게는 좁은 길이나 후진을 하기에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다른 차가 앞뒤로 두 번 이동하여 꺾는 길도 소방차에게 조금씩 움직여 두 번 이동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단독주택 같은 불법주차가 많은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 이번 홍수에 상당수의 소방차가 한강 주변에서 빠져나오다 주변 주차로 인한 좁은 통로를 나오는 데 시간이 걸려 결국 차를 포기하는 상황이 상당히 발생한 것이다. 장비를 잃은 구조대는 그 편성에 대해 혼란 속에 있는 상황이고 이는 지금 당장 과부하 상태의 구조요청에 대응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길고 긴 장마로 강원도도 곳곳이 피해를 입었지만 댐이 무너진 서울에 비교하면 온전한 환경이었기에 우리는 부모님이 계시는 원주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버리고 강원도로 또는 남쪽으로 향하였다. 강북에서 원주로 넘어가기 위해 한강을 건너야 했는데 강 상류 쪽 다리 상당수가 물과 함께 떠내려온 잔해와 충돌해 붕괴되어 강을 건널 수가 없었다. 붕괴되지 않은 많은 다리도 균열로 붕괴 위기에 놓이게 되어 교통이 완전히 통제된 상태로 대부분의 다리는 강을 건널 수 없게 되었다.

영상을 통해 보면 한강의 다리는 물과 함께 떠내려온 나무나 건축물 잔해에 수없이 부딪히며 받은 충격에 교각이 무너지거나 금이 가면서 상판도 무너지거나 균열이 생겼다. 상판이 한강으로 또다시 추락한 성수대교는 오래전 똑같이 무너지던 재난의 날을 다시금 그려냈다. 그리고 아직 봉쇄되지 않은 다리도 아마 하류의 몇몇 다리를 제외하고는 전부 정밀 보수를 해야 할 것이다. 한강의 모든 다리가 보수로 통행 불가가 되는 상황을 상상할 때 그것은 곧 교통지옥일 것이다. 강남과 강북은 갈라져 각각의 섬과 같은 상황이 될 것이다. 서울은 동작대교가 지금 시점 강을 건널 수 있는 선택지의 하나였다. 하지만 이곳마저도 정밀검사에서 통행 불가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통재 불능의 재난의 현장이 혼란을 겪는 이유 중 또 하나는 상위층 정치인을 비롯한 대통령의 부재일 것이다. 대통령실은 상당수 인원이 이번 재난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아마도 내가 받았던 대피 안내와 비슷한 류의 방법을 통해서 서울을 떠났을 거라 생각한다. 헬리콥터를 통해 미군 기지로 이동한 대통령은 주요 참모진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는 미군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지금은 그곳에서 임시정부라 말하는 대통령실을 꾸리고 대한민국의 복구를 위해 힘쓰고 있다 말하고 있지만 여기 남아있는 사람은, 심지여 방송조차 자막 기사로 언급이 끝인 내용으로 그것을 믿는 사람은 없다. 국내에 남은 국회의원 정치인 일부가 임시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이들이 돌아오지 않고 계속해서 공항을 통해 해외로 떠나는 이유는 미국이 동아시아 장마의 종료와 바로 다음에 오는 슈퍼태풍에 대한 재난 예보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의 태풍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쓴 이야기와 겹치기 시작한 것 같았다. 겹쳐진 이야기는 계속해서 직물의 가로줄과 세로줄의 짜임처럼 서로 간의 세계에 영향을 주는 건지 지속해서 이야기를 얽어나가려 했다.

나는 다시금 미국 대사관의 담당자 전화를 받았다. 이번에는 안내 멘트의 담당자가 아닌 사람과의 대화였다.

안녕하세요 미대사관 재난 대응 담당자입니다. 정윤찬 씨는 이번 사태에 대한 재난 대피 대상자로 연락드렸습니다. 정윤찬 씨가 지난 재난 대피 상황에서 탈출하지 못했음을 확인했으며 다시 연락드렸습니다.

그런데 저는 한국인인데 미국 대사관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거죠?

현재 예보된 슈퍼 태풍에 대해 알고 계시죠. 태풍은 이번 홍수와 겹쳐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올 것입니다. 정윤찬 씨가 대상자로 선정되는 데는 인터넷에 게시된 글을 이유로 특별 선별자로 구분되셨습니다. 중요 인물에 대한 대피 명령에 의해 연락드립니다.

인터넷 소설이 이유인가요?

직물의 얽혀진 실가닥같이 소설과 현실의 상상이 가로와 세로줄로 계속해서 서로 간에 짜여나가며 우주선 발사를 바라보는 상상 속의 상황을 떠올렸다. 직물을 짜기 위에 베틀이 움직이고 가로실을 놓는 북이 세로실 사이를 왔다 갔다 오가며 두 개의 이야기를 하나로 완성해나가는 모습이 떠올랐다. 생각에서 살짝 한 발짝 나와 현실을 바라보고자 노력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저희 가족과 친구도 같이 대피가 가능한가요?

현재 다른 분들은 대피 명단에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원칙상 친구나 주변인은 불가능합니다. 또 중요 등급 대상으로 포함되지는 않아 가족분들은 대상에서 불가한 상태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네. 그러면 제가 대피를 한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건가요.

가능하다면 인터넷에 올라온 소설의 이후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야기 드렸듯이 인터넷의 글이 목표한 대상자 선정 이유입니다. 해당 글을 확보해 같이 이동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아마도 아시겠지만 며칠간 인터넷 글에 대한 정보 통제 조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통제가 종료되어 더 이상의 차단은 이루어지지 않아 해당 시스템은 정상 동작할 것입니다.

제 이야기는 결말이 완성되지 않았네요. 소설 속에서는 결말까지 모두 마무리된 걸로 나왔지만 사실 소설 속의 이야기일 뿐이네요.

정리되지 않은 내용도 괜찮습니다. 아이디어 노트도 포함되고요. 그리고 대피에 대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동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위해 위치 확인 부탁드립니다.

음. 생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있을까요.

생각을 필요로 하시는군요. 시간은 24시간을 드리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재난상황으로 시간이 중요합니다.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이 전부이며, 그 이후는 저희도 방법이 없습니다.

전화가 끊어지자 정돈되어 펼쳐져 있던 것 같은 가로 세로의 선들이 서로 엉키며 실뭉치를 만들면서 꼬여졌다. 현실에 있는 나와 현실에 보이는 상상할지 못했던 재난의 상황과 소설 속 상상의 상황은 서로 정돈되지 않고 동시에 머릿속에서 꼬여버린 것이다.

저녁시간까지 생각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생각은 서로 간의 꼬리를 물고 빙빙 돌고 있었다. 저녁이 되어 강원도의 부모님 집 천장을 바라보고는 생각을 해볼까 싶었지만 여기 와서도 끊임없이 정리하느라 하루의 시간을 소모하고 그만큼 소비된 체력이 이제는 바닥이라 머릿속 복잡한 생각보다 몸의 피로가 앞섰고 고민보다 잠이 먼저 머릿속을 차지해 깊은 잠에 빠졌다.

중요한 일은 가끔 생각 없이 결론을 내리곤 하는데 다음날 나는 가족을 떠나지 않기로 결정했다. 머릿속 생각의 목적지는 미국이 아닌 소설의 마지막을 향하기로 결정했다. 꿈도 꾸지 않고 잤던 간밤의 깊은 잠 이후 맑은 정신으로의 아침의 결정을 믿기로 한 건지 계속되는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피로한 몸이 포기한 건지는 결정을 한 이후에는 중요하지 않았다. 엉켜있는 머릿속 실타래를 푸는 것보다는 가위로 끊어내고 앞에 있는 가족의 현실에 손을 보태고자 한 결정일 뿐이다. 엉켜있던 실타래의 주변 줄을 몇 개 끊어내고 나자 그 안에 있었던 것 중 가장 중요한 실 한 가닥을 길게 끄집어 낼 수가 있었다.

(습작소설)장마-06

 

홍수

[긴급] 청평댐 범람. 하천 주변 지역 주민들은 즉시 고지대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긴급] 팔당댐 범람 위기. 수도권 서울 지역 주민들은 즉시 고지대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현실감 없는 문자를 두 번 바라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두 개를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첫 번째 두 번째 문자를 순서로 바라보았다. 청평댐이 범람. 거대한 댐 위로 물이 넘치고 있다. 댐이 무너진 건가. 아직 무너지지는 않은 건가. 물은 팔당댐에 도달하여 또다시 댐에 위력을 가할 것이다. 팔당댐을 지나면 서울로 물이 넘어온다. 고지대는 어디지. 여기는 고지대일까.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언덕진 오래된 단독주택 지역이다. 언덕에 밀집된 단독주택이기에 고지대 일수 있겠다. 하지만 앞에 바라보이는 청계천이 있기에 침수 우려가 있는 지역일 것이다. 언덕 위쪽 산동내는 아니지만 산동내 가는 길목의 기다란 경사진 골목을 4번 꺾어 오르며 있는 곳에 위치한 집 2층의 부엌이 분리된 원룸이었다.

이곳 자취방에 독립하기 전에 부모님과 살던 지역도 과거 범람으로 인해 침수 피해를 매년 전해 듣고 때때로는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도 들을 수 있는 중랑천 근방의 단독주택이었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 장마철이면 물이 뚝을 넘을랑 말랑한다는 이야기와 저지대 반지하 주민은 주택이 침수되어 대피하는 소식을 들었지만 중랑천 바로 옆집이 아닌 경사를 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는 우리 집은 전혀 아무 일도 없다는 것을 경험했다. 사실 아이 때의 장마철 침수 이야기였고 실질적인 사건은 어른들의 이야기였기에 기억은 사실과 다를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그때 나의 기준으로 고지대에 살고 있었고 집 이외의 다른 곳으로 대피할 장소도 알지 못해 홍수로부터의 대피에 대해 더 이상 알지도 생각하지도 못했다. 지금은 독립된 삶을 사는 어른으로의 상황이지만 키가 큰 아이의 모습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대피에 대한 생각이나 고지대에 대한 위치나 모두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먼저 지금은 강원도로 주거지를 옮겨 자식을 독립시킨 이후 삶을 살고 계시는 부모님께 전화를 했다. 이동전화는 급작스러운 통화량을 견디지 못하는지 생전 들어본 적 없었던 통화량 초과 안내 메시지만 반복될 뿐 어디에도 연결할 수 없었다.

전화 다음에는 인터넷을 연결했다. 네이버 첫 화면은 여전히 여러 색으로 구성된 날씨에 대한 경고와 정보들로 변한 것 없는 정보를 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긴급 문자의 내용과 같은 댐에 대한 속보가 움직이는 뉴스 정보 창 텍스트 영역에 표시되었다. 즉시 해당 뉴스를 클릭했지만 속보 뉴스는 아직 내용을 포함하지 않고 있었다.

다음은 티비를 켜보았다. 방송국 프로그램은 예능과 보지 않는 정보 교양 재방송 프로그램으로 편성돼있었다. 게임을 위해 집에 설치된 티비에서 보통은 보지 않는 방송이었기에 나는 집에 돈 주고 가입하는 인터넷 티비에 가입하지 않아 24시간 뉴스 채널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때문에 뉴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뉴스를 보지 못함에도 이럴 때를 위해서 인터넷 티비에 가입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는 옵션인 안테나를 통한 공중파 방송 시청 방식을 택한 나였다.

과거 아날로그 방송 시절에는 모든 사람들이 안테나선을 연결하여 말 그대로 공중파 방송을 시청했었는데 방안의 안테나를 움직임에 따라 나오는 채널과 나오지 않는 채널 그리고 아날로그 노이즈가 섞인 화면을 시청하는 방식이었기에 케이블만 연결하면 안테나 없이 더 많은 채널을 시청하는 것과 비교해 공중파는 뒤처진 방식일 것이다. 그래도 이제는 디지털 공중파 시대로 UHD 화면에 이르기까지 안테나로 시청할 수 있는 시대로 때로는 케이블의 FHD로 시청보다는 선명한 화질의 화면을 시청할 수 있는데 계속되는 방향성인지 거의 모든 사람들은 유선 또는 인터넷 티비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몇 개 없는 채널을 돌리다 문자와 동일한 내용이 화면 하단 자막에 나오는 것을 보고 뉴스를 잠시 기다렸다. 기다리다 생각해 보니 재난상황에 바보상자를 조작하고 있는 바보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생각은 꼬리를 물어 한강을 통해 어두운 벽처럼 가까이 다가오며, 강변에 있는 나무들을 삼키는 어두운 물결의 움직임을 상상했다. 물결의 움직임은 크기를 짐작할 수 없었고 시간을 느리게 만드는 듯이 일렁이며 다가왔다. 상상의 시간을 깨뜨린 건 휴대폰 전화벨 소리였다.

전화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왔는지까진 생각이 가지는 못하고, 우선은 머릿속 상상을 떨쳐버리고는 전화를 보았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스팸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전화번호였다.

정윤찬 씨 되시나요?

네. 그런데 누구시죠.

미국 대사관 재난 대피 담당자입니다. 재난 발생 매뉴얼에 따라 안내드립니다. 정윤찬 씨는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재난상황 등급에 대피 대상 목록에 포함되어 연락드렸습니다. 긴급 탈출 수단은 헬리콥터입니다. 17시 20분 서초구청 사이트에 5분 후 17시 25분 이륙합니다. 2차 이동 수단은 버스로 이동합니다 17시 신사역 출발 17시 30분 서초구청 출발하여 이동합니다. 안내는 재난 통신망을 통한 문자 안내를 통해 추가 확인 가능합니다. 다시 한번 안내드립니다. 안내는 재난 통신망을 통한 문자 안내를 통해 추가 확인 가능합니다.

나는 머릿속으로 이어지지 않는 내용을 그저 듣고 있었다. 통화를 하고 있는 대사관 담당자의 말투는 자동응답의 안내 목소리인지 아니면 이미 수 십 번 반복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며 의미가 희석된 목소리인지 대화라는 상호 간 소통의 의미는 없는 단순 이야기 전달이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미국 대사관 전달이라는 대화 속 메시지가 잠시 완료된 것 같은 쉼표의 타이밍을 느끼고 순간적으로 말을 해야 할 필요의 느낌으로 생각나는 데로 질문을 했다.

저는 차가 없어 이동이 안되는데요?

이 전달사항은 비상 통신망을 통한 일방 전달 프로토콜입니다. 안내드린 재난 통신망 문자로 필요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윤찬 씨의 메시지 수신이 확인되어 메시지 전단을 완료합니다. 안내는 이미 전달한 재난 통신망 문자를 통해 확인 바랍니다.

메시지의 쉼표의 타이밍은 내 질문이나 확인을 기다리는 의도였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전화 간 문자가 수신된 진동이 왔고, 마지막 말을 끝으로 통화는 즉시 끊어졌다. 전화 통화 간에 전달된 문자 메시지에는 대화와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의 문자가 와 있었다. 마지막에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면 해당 재난 통신망 문자 안내를 통해 가능하다는 정보에 따라 같은 전화번호로 내가 했던 질문을 다시 답장해 보았다.

저는 차가 없어 이동이 안되는데요?

그리고 내가 보낸 답장에 바로 문자 답이 왔다.

탈출 수단은 정해진 지역에서 정해진 시간을 통해 여러 사람이 같이 이동하게 됩니다. 자가 교통수단이나 대중교통을 통해 정해진 시간에 해당 장소로 이동하시면 본인 확인을 통해 재난사항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의미 없는 문자 답이었다. 재난상황에도 대중교통인 건가? 지하철을 타봐야 하는 건가? 머리는 이곳 내 방안에서는 정보를 더 이상 얻지 못하자 밖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갈망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지하철이든 아니든 밖을 나가봐야 할 것 같았다. 준비를 시작하려는 때 밖에서 구원의 소리가 들려왔다.

준호였다. 준호는 집 문을 두드리며 나를 불렀다. 문밖에는 우산도 쓰지 않고 비 물에 수영이라도 하고 온 듯 온몸에 물을 먹고 있는 준호가 있었다. 준호의 불편해 보이는 젖은 셔츠가 일하다가 바로 온 모습을 보여주었다.

차도 없는 인간 구조하러 형님이 왔다. 나와 빨리 가자.

준호는 멀지 않은 행정복지센터에서 공무원 일을 하고 있다. 우리 동은 아니기에 일하는 곳이 찾아가지 않는 이상 일하는 곳에서 만나지는 않는다. 나는 아직도 행정복지센터를 동사무소라 말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행정복지센터라고 정정해 주는 준호였다. 오래전부터 불러오던 게 있는지라 동사무소가 말하기 가장 편한데 이름을 맨날 바꾸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전에는 주민센터로 이름을 부르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또 행정복지센터이다. 행정복지센터라는 용어는 그래도 공무원에게 있어 이미 많이 비화되어버린 동사무소란 용어보다는 사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를 두고 있는 상황으로 행정복지센터라고 불러 주는 게 당연하겠지만 머리보다 말이 빨리 나올 때는 동사무소라는 말이 아직도 나오고 있었다.

준호의 아반떼 자동차 옆좌석에는 다시금 일하다 왔다는 표시로 행정복지센터에서 입었던 민방위복이 놓여 있었고 뒷좌석에는 옷가지와 가방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앞 좌석의 옷을 간단히 가져온 가방과 같이 뒷자리로 던져두고 젖은 몸으로 서둘러 차에 탔다. 밖에 사람들은 이미 떠나기 위한 사람과 집으로 대피하기 위한 사람들로 서로 간에 반대 방향을 향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문자 봐봐. 여기로 갈수 있을까?

이게 뭐야. 이거 진짜 문자야? 헬리콥터 타러 가는 거야?

사람들은 한강을 중심으로 반대편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한강 주변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방향의 도로는 신호와 차들로 뒤엉켜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반대로 한강 다리로 가는 차는 비교적 적은 수로 막힘이 없었지만, 사거리는 이미 정체된 차로 사거리를 건널 때마다 서로 뒤엉켜 시간이 걸리는 건 동일한 상황이었다.

나는 조수석에서 라디오를 켜고 휴대폰 인터넷을 통해 상황을 살펴보았다. 라디오에서는 재난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특별한 정보를 얻으려는 의도와 다르게 문자에 담긴 청평댐 범람과 팔당댐 범람 위험 그리고 고지대로 대피하라는 이야기만을 연신 반복하는 목소리뿐이었다. 인터넷도 상황은 같았다. 새로운 정보가 없었다. 라디오와 인터넷 뉴스를 거쳐 결국 커뮤니티 게시판에 정보를 얻기 위해 들어갔다.

커뮤니티 게시판도 혼돈의 장소가 되어있었다. 아파트는 침수되지 않는다라는 의견과 저지대 아파트도 침수되니 대피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싸우고 있었고 청평댐이 붕괴된다는 의견과 댐은 괜찮을 거라는 의견이 싸우고 있었다.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는 의미 없는 논쟁은 넘겨두고 도로 상황을 살폈다. 대부분 어디 도로에서 꼼짝도 못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모두들 서울 한강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멀어지고 있었으며 차가 밀려 강 하류 방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 공개되어 볼 수 있었던 도로 씨씨티비 인터넷 조회는 모두 먹통이 되어있다는 정보와 서울 이통사 전화도 먹통이 되어있다는 정리 글이 어느 정도 확인 후 정리된 글이었다.

사실을 찾고 있는 동안 긴급 문자 안내가 가장 먼저 중요한 사실을 통보했다. 청평댐은 댐을 넘은 수위로 결국 붕괴되고 말았다는 내용이 전달되었다. 라디오와 인터넷 게시판의 사람들도 동시에 같은 사실을 전달받아 순간 모든 전달 내용이 청평댐 붕괴 사실을 전하고 있었다.

모두가 생각하는 사실은 다음 팔당댐이었다. 팔당댐은 그간 내린 비로 수위를 가득 채우고 있고, 모든 수문을 개방했지만, 상류에서 계속해서 밀러 드는 물 때문에 수위가 내려가지 않고 있었다. 청평댐의 물이 팔당댐에 도달하면 팔당댐도 붕괴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

가장 좋은 이동 방향을 찾기 위해 라디오 방송 채널을 돌리며 찾아보았다. 정부는 강북 쪽은 북한산 방향으로 강남 쪽은 관악산 방향으로 이동을 안내하고 있었다.

라디오 방송 진행자는 이제 여의도는 대피장소가 되어 방송을 전환하고 이곳을 떠나게 되었다는 안내를 마지막으로 하고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서는 재난방송 주관사 KBS는 대피로 모든 KBS 방송이 비상 안내로 전환됐다는 내용이 이야기되었다. KBS에서는 지금은 아무 필요 없는 장마 태풍 시 대피방법만을 연신 보여준다는 비아냥 글이었다.

내가 전달하는 이야기를 듣던 준호가 한강 부근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로 휴대폰에서 시선을 떼고 밖을 관찰했다. 항상 막히는 한강 다리 주변으로 오자 다리를 건너기 위한 차들이 줄 서 있었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에는 도로를 빠져나오기 위한 자동차 줄이 다리 위로 길게 늘어서 보였다. 가끔 차들이 비어있는 강변북로 도로를 빠르게 가로질러 가는 한대의 차가 보였다. 강변북로에서 빠져나오는 차들이 다리를 건너는 길을 막고 있었다. 고수부지는 장마로 인한 끊임없는 비로 이미 모두 잠겨버린 지 오래였다. 주차장이라던가 고수부지 휴식공간은 강과 구분할 수 없었고, 나무의 윗부분이 고수부지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다리를 건너기 위해 여기까지 시간을 소모하고 왔지만 대략 강남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걸로 보인다. 시계를 바라보니 시간에 목적한 서초까지 도달할 수 없는 시간이다. 시간은 방금 오후 5시를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팔당댐과 이곳에 물이 도착하는 시간도 머리 한편에서 계산되고 있었다.

(습작소설)장마-05

 

소설2

선미는 경희 박사의 업무가 점차 바빠짐에 따라 그녀가 담당하고 있던 일부 행정적인 업무를 공무원 적성을 살려 하나식 인수인계받아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상황실에서 화면의 위성 사진이 온통 태풍의 구름으로 덮여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상황실에 표시된 영문명은 Hurricane Noname으로 태풍의 이름을 영문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 태풍의 이름은 특수하게 노네임으로 명명되었다.

미국 다크사이드 프로젝트 팀은 태풍 노네임이 태평양 서쪽에서 발생하자 다음 단계의 프로토콜을 시작했고, 전 세계에 이 태풍이 명망적인 수준의 태풍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보를 발표했으며, 인류 멸종 위기에 대한 다크사이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다크사이드 프로젝트 팀의 활동 영상은 이제 세계적으로 공개되었다. 프로젝트 인원들에게는 공개 후 반응에 대응할 업무는 전혀 주어지지 않았기에 공개에 따른 영향 없이 기존과 동일하게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태풍 최초 발생 일을 기준으로 시작되는 마지막 우주 로켓 발사 타임 시퀀스가 동시에 가동되고 있어 시분초가 제한된 일을 수행함에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화면에 표시된 태풍은 거대한 그 끝이 미국 서부에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그 크기는 미국을 넘어 멕시코와 캐나다까지 그리고 적도를 넘는 범위로 영향을 주려 하고 있다. 태풍은 48시간 후 우주선 발사대가 위치한 플로리다 주에 접하게 될 예정으로 이보다 12시간 전까지는 발사대에 준비된 4대의 우주선 발사를 모두 마치려 하고 있다.

발사대에서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스페이스X 펠컨9 로켓은 우주 정거장으로의 이번 마지막 유인 발사 후에도 태풍을 피해 계속해서 가능한 물자를 우주로 운반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발사 후 회수 관리 재사용 발사 등 계획은 모두 미지수로 우리 벙커 팀의 판단과 행동에 달려 있다.

이번 마지막 가장 위험한 발사 계획의 4대의 우주선에는 우주 정부를 위한 정치인 VIP와 이전부터 선별된 엔지니어 인원이 탑승하고 있다. 그리고 플로리다주 지상 인원과 지금 여기 상황실 인원은 계속해서 이곳 남미 안데스산맥에 위치한 벙커에서 생존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선미는 태풍과 허리케인의 차이에 대해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호칭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발표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노네임을 태풍이 아닌 허리케인이라 명명하고 있었다.

태풍은 대양에서 발달한 열대성 저기압으로 이동하며 육지에 도달하며 그 에너지를 소모하며, 그 비와 바람으로 피해를 준다. 한국 및 일본 중국 방면의 태평양에서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을 태풍이라 하여, 발생하는 연도별로 태풍 이름을 주변 국가의 언어로 된 이름으로 돌아가며 명명하고 있다. 허리케인은 대서양에서 발생하여 미국에 영향을 주는 열대성저기압으로 동일하게 대양과 바다를 끼고 발생하고 명명된다. 나머지 열대성 저기압의 이름은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사이클론이 있다. 그리고 남반구에는 대륙이 적다 보니 유일하게 호주 근방 남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이 있고 사이클론으로 호칭된다. 호주 근방 남태평양에서는 윌리윌리라는 이름으로 쓰인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이클론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설명에 때때로 따라붙는 토네이도는 회오리바람으로 태풍의 범주는 아니다.

선미는 이런 이름의 명명에 의하면 태평양에서 발생하여 동북아시아를 지나온 이 열대성 저기압은 태풍이라 명명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했다. 미국이 명명을 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이미 미국으로 건너올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

노네임이라 명명되어 있는 이 태풍은 태풍이든 허리케인이든 상관없이 지구에서 인류를 사라지게 할 재앙의 시작으로 이름에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노네임이라 명명되었다고 뉴스를 통해 발표되었다.

이 태풍은 규모가 우리가 흔히 경험했던 태풍의 임계치를 넘어서서 기존 기후 시스템에서 보이던 모습과 다르게 사라지기 전에 다시 바다에 접어들어 다시 에너지를 공급받고 다시 강해진다. 이는 만화나 영화의 괴물처럼 다음에 발생할 태풍의 에너지를 다시금 흡수하여 사라지지 않고 부활하는 모습으로 동아시아를 지나 미국으로 온 것이다. 이후 미국 땅에 그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건물을 무너뜨릴 것이며 다시금 대서양에서 에너지를 받아 유럽 대륙에 진입할 예정이다. 지구의 기후가 태풍이 발생한 시점부터는 인류가 기대하는 범위의 자연환경으로서 임계 영역을 넘어선 것이다. 지구는 이미 인류를 버리고 다음 지구를 정복할 생명에게 더 멋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심탱. 어떻게 저 태풍을 음모론 논리의 소설 속에서 끄집어 낸 거야?

선미는 태풍의 모습을 보며 감상에 잠기다가 인성에게 물어보았다.

음모론도 그렇고 태풍도 그렇고 모두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단어에서 끄집어 낸 거야. 날짜가 어느 시기로 집중된 일들을 모아서 음모론을 만들었고, 태풍이라는 결과를 먼저 만들어 놓고 중학교 과학 책에 나오는 쉬운 이론을 붙여 넣으니 태풍을 예보하는 기상예측 모델이 만들어진 거지.

저 인류를 멸망시키는 태풍의 예언이 중학교 과학 책에 나온다고? 그리고 미국은 중학교 과학 책에 나온 내용을 가지고 전 세계를 상대로 숨기고 사기 행각을 벌여온 거야?

오컴의 면도날이지. 다른 것들이 동일하면 가장 단순한 것이 최선이라는 거야. 단순한 게 진리이듯이 간단하게 배운 초등 중등교육이 자연의 이치를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는 전부일 수 있는 거지. 근데 중학교 과학이라고 무시하면 안 되는 거야. 중화점 적정곡선. 이게 어떤 임계점을 지나면 급격히 상황이 변화는 그래프를 그린다는 과학적 실험인데 배운 기억하고 있어?

중화점 적정곡선 이런 걸 중학교 때 배운다고? 전혀 기억에 없는데.

용어가 어려운 거지 뭐. 염산과 수산화나트륨으로 농도 실험을 하는 내용이야. 염산과 수산화나트륨을 섞을 때 pH 산성 염기성 농도가 변화하는데 서서히 섞으며 농도를 관찰하면 어느 점 부근에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그래프를 그리는 문제야. 그때 급격한 변화의 중화점을 측정하는 실험인 거지. 자연적인 현상인 거야 농도는 100개의 산에 염기를 넣을 때 1에서 2로 변화할 때 농도는 거의 변화가 없지만 점차적으로 변화의 크기가 커져 99에서 100으로 변화하는 중화점 부근에서는 급격한 기울기의 변화를 보여주는 거지.

음 뭔가 기억은 있는데 어려운데.

인성은 선미에게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다시 했다. 엑스축과 와이축을 화살표 직선으로 그려 오른쪽 상단의 좌표계를 우선 그린 후 0점 근처에서 시작하는 직선 같은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곡선은 엑스축을 따라 직선처럼 이동하다가 점점 지수함수 그림처럼 급증하며 위로 올라갔다가 바로 다시 점점 로그함수 그림처럼 수평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지수함수와 로그 함수의 중간을 구분하는 점을 찍어 만들었다.

설탕 50g 소금 1g의 물의 맛과 설탕 1g과 소금 1g의 물의 맛을 볼 때 느끼는 소금의 맛 같은 거지. 염산과 수산화나트륨 pH 농도 그래프야. 이점 주변으로 농도가 이렇게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거야. 이점이 중화점이고. 이 S자처럼 지수와 로그 그래프처럼 나오는 그래프가 적정곡선이지.

그래프는 점을 기준으로 뒤집혀 대칭으로 그려져있어 S자처럼 보이긴 했는데 점이 있는 곳은 수직으로 와이축과 같은 방향으로 갑자기 올라가는 모습으로 정확히 S자와는 차이가 있었다.

중학교 과학도 나름 어렵지. 그래서 중등 교육인 거야. 중학교 교육만 잘 이해하면 사회에서 중등 한 인원이 되는 거지. 그런데 고등교육까지 마치고 나면 고등한 사회구성원이 돼야 하는데 현실은 삶이 일절 도움 되는 것이 없는 것 같지.

태풍이 미국 서해안에 접하기 시작하자 모든 방송 채널은 명망적 태풍에 대한 방송을 24시간 계속하고 있다. 대략 일주일 전 다크사이드 프로젝트가 공개되었을 때 방송사들은 프로젝트에 대한 분석 기사를 경쟁적으로 방송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태풍이 발달하면서 멸망적 위력에 대한 예측이 연이어 나왔고 이번에는 프로젝트를 경쟁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미국 방송국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생존을 위한 방송에 집중하고 있다. 소규모 방송사들은 재난방송의 재송출로 전환되어 상당수 채널은 동시에 동일한 방송화면을 송출하고 있다.

그래도 미국은 즉각적인 대비책을 보여주며 방위군을 투입해 초기부터 생존 작전을 실행했다. 태풍이 직접 지나는 경로의 주민에 대해 소개령으로 남과 북으로 이동을 진행시켰다. 생필 물자에 대한 보급을 즉각 시작하였으며 재난 방송 운영을 통해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전파되었다.

첫 작전은 미리 이동해 있던 태평양 7함대의 하와이 소개 작전이었다. 태풍 발생을 선언하자 미리 하와이에 주둔하고 있던 7함대와 3함대는 하와이에 주민들에 대한 작전을 실행했다. 결과적으로 일부 이주를 거부하는 인원이 발생하였으나 작전 시작 6시간 만에 주 함대는 태풍의 방향을 피해 성공적으로 출항했다. 7함대는 이제 전투가 아닌 보급과 생존을 위한 구성으로 실질적으로 3함대와 통합 운영되어 7함대로 통합되었다. 하와이에서의 편재를 통해 소규모 함은 축소하고 보급 위주로 구성되어 함대는 육지로 향하며 주민을 이주시키려 하고 있다. 이제 항공모함 갑판에는 전투기가 아닌 수송기와 보급물자를 적재하고 가능하다면 함대는 하나의 미국 도시 역할을 수행하며 태풍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하와이에서는 이후에도 비행기를 통한 본토로 소개 작전이 있었지만 만여 명의 인원은 하와이에 있는 작은 벙커와 건물에 머무르기를 택했다. 지금은 하와이와 통신 연결이 중단된 상태로 그들의 생사확인은 태풍 뒤편이 하와이를 완전히 빠져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재난상황 임시정부는 섬에 머무르는 인원이 모두 전멸할 것이라 예측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후 그들을 위한 배 또는 비행기 구조작전은 예정에 없다. 하와이는 이제 미국의 국토가 아닌 태평양 한가운데의 오래전 외로운 섬 환경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미국 재난 방송에는 동아시아의 태풍 피해를 앞으로 닥칠 위험을 알리는 목적으로 방송하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피해 보도 화면은 주로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이 사용되었다. 사건이 일어난 후 방송이 만들어지는 방송사의 화면은 재난현장을 담아내지 못했다. 물론 태풍 후의 영상은 대부분 방송사의 화면으로 서울의 모습은 상당수 건물이 쓰러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상당한 건물 붕괴 피해로 인해 집계할 수 있는 사상자 수치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한 번의 태풍에 인구의 30퍼센트의 사상자 수 예상과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예상하고 있었다. 서울에서는 바람을 피할 수 없는 한강변의 아파트가 상당수 무너졌다. 40층 아니면 그 이상 올라간 고층 아파트 몇 개는 중간이 부러져버렸다. 바람을 견딘 유리창은 거의 없었다. 태풍을 견딘 거주지는 산을 바람막이로 두고 있는 지형이었다.

선미는 한국의 소식이 견디기 어려웠는지 자료화면을 보는 것조차 피하려 했다. 일반 통신망은 사라져 연결할 방법이 없었다. 이곳 통신망도 끝없이 밀려오는 비상통신 데이터들로 일반망을 중단한지 며칠 되었다.

미국은 이런 통제 속에서 시스템이 국민을 보호했지만 동시에 소개령으로 인해 비워진 도심에는 폭동이 끊임이 없었고 갑자기 나온 종교와 음모론 단체들이 연일 시위를 별였다. 특이할 것이라 할만한 것은 몇몇의 방송 유명인과 몇몇의 부유층이라 알려진 사람들이 그 시위를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었다. 미국 사회에서 통제된 사회로의 전환은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은 주민 소개 구역에 거주하는 모든 국민에 대한 대피 거처를 마련했다고 한다. 물론 주어진 자원과 시간에 따라 선별된 인원만 갈 수 있는 지하벙커 시설도 있었고. 단순 지형지물에 의한 태풍 방호에 의존한 생존 캠프도 있었다. 부자로서 기존 사회에 자리를 가지던 사람이라도 자본과 더불어 미국에 영향을 가진 50세 미만의 제한사항을 통과하지 못하면 최상위 대피소로는 갈수 없는 실정이었기에 이에 대한 상위층 거부자가 시위를 이끌었다. 도시지역은 주어진 것이 많았기에 정부의 방침에 응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았다. 도시에 머무르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집이 있고 비어진 튼튼한 빌딩과 많은 상가가 있고 별도로 정부에 응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정부 보급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인구가 줄어든 도시일지라도 며칠간의 약탈은 많은 상가들을 금방 바닥난 모습으로 바꾸고 말았다. 일부 사람이 떠나 비교적 적은 수의 사람이 가진 욕심의 총량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고 끝이 없었던 것이다.

천조국이란 미국의 두 장면을 보는 선미는 기분의 씁쓸함을 느끼고 있었다. 보급으로 먹었던 점심의 미국식 느끼함 때문에 그 씁쓸함이 더한 것 같았다. 보급의 미국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미국은 이 안데스 벙커의 최대 인원을 수용하고도 보급품 소비와 재생산 계획을 포함하여 최소 10년간의 보급품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 벙커처럼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벙커와 기존 가지고 있던 벙커 모두 같은 양의 보급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천조국의 위엄이라 할 수 있겠다. 10년간의 보급품 중 초기 소비분은 신선식품이 포함되었기에 평소 서울에서 먹던 음식보다 월등히 뛰어난 음식들이었다. 전쟁 한복판에서도 보급된다는 초콜릿 디저트는 백화점에서 구경이나 하던 상품으로 식사 후 진한 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보급품을 보급품이라 해야 하는 건가? 또 이걸 거부하는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던 사람들이지?

그래도 점심에 반이나 덜고 먹은 느끼한 스테이크와 함께 보급고의 상자들이 태풍 전 배속과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전파를 통해 전해지는 먼 곳의 상황과 다가오는 태풍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한편으로 산맥의 화강암 벽들이 태풍으로부터 안전하게 인류를 지켜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트는 SLS 첫발사의 지연 발사 이외에는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상황실에는 이제 3개의 카운트다운 시계가 있었고 이제 가장 긴 시간의 시계에는 1M 14D 가 남아있었다. 마지막 계획된 우주선 카운터 다운 시계와 첫 태풍의 도달 시점 시계와 그리고 또 다른 시계. 저 시계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습작소설)장마-04

 

반지하

장마가 시작되는 지금 6월 말은 아직 그다지 덥지 않았다. 이번 장마는 기상청 장마 예보 시작일을 틀리지 않고 비를 시작했다. 기상청 예보의 문제는 끝나는 날이 아직 예보되지 않은 긴 장마를 보내고 있는 것이었다. 2주간의 중기 예보 기간의 날씨는 모두 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번씩 있던 중간 하루 정도의 흐림 날씨 예보는 날짜가 다가올수록 모두 비 오는 날씨로 변해있었다.

비가 끝날 날이 보일 듯 안 보이는듯하니 며칠 정도 미뤄놓은 밖으로 외출하는 날을 이제는 잡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밖에 모습이 어떤지도 살펴보고 업무 미팅을 위해 고객사에도 찾아갈 날을 잡아 멀리 강남 쪽으로 나가야 한다.

여름 날씨야 비가 오는 날이 많은 것이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는 최근의 모습이긴 하지만 장마는 보통 일주일 정도에 끝을 보고 이후에는 스콜 같은 열대성 호우와 마지막으로 태풍 같은 한바탕의 비로 그 한해 여름의 비를 마치곤 했는데 올해는 열대성 호우 없이 장마가 길게 올 것 같다.

덥지는 않지만 습한 날씨에 며칠 전 타이밍에 맞춰 설치 완료된 창문형 에어컨이 성공한 쇼핑 결과로 뿌듯함을 만들어줬다. 오늘따라 전보다 많은 비가 오고 있었고 창문을 두드리는 많은 비를 타고 습도가 내방으로 들어오고 있었기에 에어컨은 온도를 무시하고 재습을 위해 강력하게 돌고 있어 그 소음이 상당했다.

장마 기간이 길어지며 계속되는 습도는 직접적인 비 피해가 아니더라도 자잘한 문제점을 가져왔다. 우선 습한 날씨에 밖에서 벌레들이 자꾸만 방안으로 들어왔다. 가늘고 긴 다리를 가진 작은 거미는 전에도 방 어딘가에 숨어있기는 했겠지만 이제는 한 마리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어슬렁거리며 방을 차지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거미야 작은 종류라 별 볼일 없는 문제지만 돈벌레는 샐 수 없이 많은 다리에 죽이고 나면 그 많은 다리 중 몇 개를 바닥에 떨구게 되어 골치 아프다. 거기에 방에서 내가 자는 동안 내방을 차지하려고 밤마다 자꾸 나올 것이 가장 소름 끼치는 부분이다. 사람이 살면서 거미를 열 마리 먹는다고 하는데 이런 습도 높은 환경의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은 백 마리를 먹어 평균값을 올려 맞춰줄 것 같다.

벌레가 없기 위해서는 쓰레기를 빨리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재활용 같은 많이 나오지 않고 장마 간의 기간을 버틸 수 있는 것들은 장마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내다 두지 않고 있어 자꾸만 쌓여 갔다. 비록 물로 씻어 깨끗해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역시 버리는 것이 집에 계속해서 두는 것보다 벌레 퇴치에 좋을 것임에 분명하다. 쓰레기도 최대한 내다 두고 있지 않지만 냄새를 어떻게 처리할 수 없고, 쌓여서 봉지를 가득 채우는 경우 방법이 없기에 비가 오는 날에도 밖에 내다 둔다. 사실 재활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라스틱의 경우 비가 오더라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완벽하게 분리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노력을 기울여도 운이 나쁘다면 치워가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고, 비가 와서 어두운 경우 그 운이 나쁜 경우의 수를 만드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 생각해서 비가 오는 날에는 잘 내다 두지 않는다. 별로 쌓이지 않는 종이는 습기를 이기지 못하고 점차 벌레를 불러 모을 것처럼 눅눅해지고 있었다.

환경문제로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열대 기후로 변해 여름이면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것도 점차 심해지고 있고, 이를 따라가며 장마도 태풍도 모두 심해지고 있었으며, 비가 아닌 더위가 맹위를 떨칠 때도 그 더위는 전보다 심하게 더워져 사람과 동식물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 활동이 분리수거라 하는데 비가 와서 종이가 물에 젖어버리면 재활용이 안된다고 알고 있다. 사실 내가 아는 정보로는 박스로 된 종이와 흰색 페트병 정도만이 재활용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분리수거에 드는 노력에 비해 재활용률이 엄청나게 떨어지는 것이다. 또 사람들이 플라스틱을 내다 놓으면 모두 쓰레기처럼 매립지로 가는 것을 보고 분리수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곤 하는데 내가 아는 바로 어느 정도 사실이긴 하지만 재활용과 분리수거가 혼돈되어 생기는 혼란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분리수거는 플라스틱을 플라스틱끼리 모아 분리해 버림으로 그 효과를 노리는 목적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결국 업체에서 일반 쓰레기와 섞어서 매립하고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 진실인지 내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분리해서 버리는 게 좋은 거라 생각한다.

분리수거에서 마지막 결론을 기업이 일을 해야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은 돈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 투명 페트병 물이 나오는 걸 보면서 물이 투명해 더 좋은 물인 것 같은 효과와 재활용을 통한 환경보호와 제조공정상 포장 단계가 하나 줄일 수 있는 모습의 결과를 보고 있으면 가능한 미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는 최근의 환경 기사 특히나 미세먼지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기사를 볼 때마다 과학이 계속해서 발전하지만 그보다 환경문제는 빠르게 커져 사람의 수명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고 주변에 이야기한다.

요즘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일부 이런 걱정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생각은 아직 의학이 발달하고 수명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는 것 같다. 전 세계를 놓고 볼 때 아직 의학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평균 40살조차 살지 못하는 나라가 많기에 이런 것은 사실일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중국의 옆에 위치하기도 하며 이미 많은 의학 혜택을 누리고 있는 모습은 베이비붐 세대가 어린 시절 건강한 환경을 누리고 나이가 들며 의학의 혜택을 누린 최고령 세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주장이 조금 과장되었더라도 지금 아이로 태어나는 다음 세대나 그다음 세대에서는 어린 시절 나쁜 환경을 경험하며 기대 수명이 줄어들어 마지막 최장수 세대가 될 거라는 내 주장이 들어맞을 거라 생각한다.

어릴 때 접하는 오염물질의 부작용은 나이가 들어접하는 오염물질의 부작용과 비교하면 지수함수처럼 급등하는 위험도를 가진다고 본다. 자연의 많은 부분은 회기 함수의 모습으로 이전 값과 추가 값이 복합하여 작용하며 하나가 둘로 쌓일 때 결과는 더욱 급등한 값을 가지는 것이다. 나의 수명과 아이들의 수명을 위해서라도 환경적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라 이야기하곤 한다.

나는 딴생각을 가득히 하며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어제 개발하고 있는 웹 애플리케이션의 첫 모듈 화면을 완료하여 오늘은 여유를 부리고 있다. 아직은 작업이 시작 단계로 할 일의 구분 숫자는 20가지 중 1을 시작한 것으로 할 일이 많지만, 구조를 잡는 일이 마무리가 되었고, 남은 작업 중 상당량은 단순한 반복작업이 될 것이라 여유를 부리고 있는 중이다. 이 정도면 업무 미팅을 잡고 담당자에 보여줄 모양새는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작업물을 보며 여유를 부리고 있을 때 밖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림 소리가 들려왔다. 많은 양의 빗소리에 다른 소리가 들리기 쉽지 않은 환경인데 소리가 들리는 건 분명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음이 분명했다. 밖에 소리를 듣기 위해 창으로 귀를 가져갔다. 빗소리가 여지없이 크게 창문 주의를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더 큰 소리침이 들리기 시작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무슨 일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실내에서 입는 옷과 밖에서 입는 옷이 별다를 것이 없음에도 실내의 옷은 침대를 들어다니는 옷이었는지라 옷을 갈아입고 우산을 들고 밖에 나가기로 결정했다. 여름 옷은 많은 비에 좀 젖더라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게 헐렁했으며 슬리퍼를 신고 빗물을 그저 놀러 온 계곡에 흐르는 물살이라 생각하며 바지나 다리에 튀는 흙 물방울들을 포기하면 아무렇지 않게 굵은 빗속을 나갈 수 있으며 문제 될 것은 없다.

밖에 사람들은 골목을 하나 꺾는 지점 3명 정도 모여있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여름 장마철 옷을 입고 있었는데 한 명도 우산을 쓰지 않고 굵게 내리는 빗줄기를 모두 맞으며 바지와 옷 모두 젖은 모습으로 서있었다. 그중 한 명은 우산을 접어 손에 들고서 있었다. 골목은 빗줄기가 흐르는 강을 만들고 있었다. 폭포와 같은 물줄기는 좌우로 꺾여있는 골목을 휘저으며 아래 방향으로 넘쳐흐르고 있었다. 밖에 나오니 사람들과의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았기에 빗소리 속에서도 사람들이 크게 소리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여기 같이 당겨봐요.

이거 힘으론 잘 안될 것 같아요.

뭐 도구 가지신 분 안 계세요.

119에 연결이 계속 안돼요.

제가 119 문자로 남기긴 했어요.

소방차 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아요.

나는 집 앞에서도 그 소리를 전해 들을 수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서있는 3명의 사람들 말고도 반지하 창문 앞에 수그리고 있는 사람이 3명 더 있었다.

사람들에게 다가가니 서있는 사람 중 한 명이 물었다.

혹시 집에 창문 뜯을 공구 같은 거 없어요.

네.. 집에 공구가 별로 없는데요.

저기 사람이 갇혀있어요. 그리고 지금 물이 차고 있어요.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이 수그린 장소를 살펴보니 불 꺼진 반지하 창문 안으로 움직이는 손이 보였다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했다.

이거 사람 힘으론 그냥 안될 것 같아요.

쪼그려앉은 3명이 같이 당기기를 멈추고 뒤쪽의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반지하 유리창은 어디론가 빠져있는 상태였고 그 창문 앞에 나지막한 시멘트 턱을 넘어 창문이 없는 창문 안으로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빗물이 파도를 치며 안으로 넘쳐들고 있었다. 불빛이 하나도 없는 방은 너무 어두워 창문 바로 안쪽의 사람 형체와 그 손이 움직이는 것만 보이고 있었다. 안쪽에 사람은 계속해서 창문 앞의 철창을 움직이려 애쓰고 있었다. 철창은 여러 사람들이 힘을 준 흔적으로 좌우로 휘어져 있었지만 금속은 끊어지지 않고 여전히 사람들의 출입을 막아 보안을 지킬 수 있도록 창문을 가로막고 있었다.

사람이 반지하 아래에 갇혀있는 상황이었다. 나도 창문의 창살을 움직여 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나보다 덩치가 큰 3명이 앞을 가로막아 자리도 필요도 없었다. 나도 바로 그들처럼 우산을 접고 빗물을 온몸으로 견디기로 했다.

전화로 119를 연결하고자 했던 한 사람이 나와 함께 서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도 문쪽으로 다시 가서 열어 보자고 이야기했다. 나는 풍선처럼 떠오르려던 다른 생각을 하기에 앞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따르는 행동을 하기로 했다. 이야기를 던진 사람이 집 옆 문쪽으로 움직이자 나는 그를 따라갔고 다른 두 사람도 같이 따라왔다. 창문을 담당하던 사람 중 한 명은 도구를 찾으러 창문 앞자리를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손으로 다시 계속해 창살에 힘을 주고 있었다.

창문을 통해서는 어두운 방안에 물이 얼마나 차올랐는지 볼 수 없었는데 문쪽으로 계단을 내려가려 살펴보니 두 개의 계단만 내려가면 바로 물이 한가득한 수영장을 만들고 있었다. 사람들과 같이 우리는 그 물속으로 한 계단 씩 내려가 문 앞까지 계속해서 들어갔다. 물은 가슴팍까지 차올랐고 반지하 입구의 어두움으로 물속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문을 더듬어 문 손잡이를 찾았는데 문은 원형 문고리로 4명이 같이 온 것에 비해 손잡이를 같이 잡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문고리를 돌려보면 열려있는 문처럼 잘 움직였지만 당기는 힘을 줘보니 그저 벽에 달아둔 고리처럼 미동조차 없었다.

여기 문고리 그래도 같이 한번 열어보죠.

잡을 수 있겠어요?

일단 잡기는 했습니다.

원형 문고리에 3명의 어른이 매달려 힘을 주었다. 서로 간의 손을 포개어 잡을 수밖에 없어 힘이 들어가지 않는 건지 벽처럼 꼼짝 안는 수압에 짓눌린 문은 힘을 줘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 효과도 보지 못하며 힘을 주기만 하는 여러 번 시도에 아래에 깔린 손가락이 서로 간에 힘에 눌려 아파졌다.

뭐 안될 것 같은데요.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그때 밖 창문 쪽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살았다!

우리에게도 그 소리는 힘을 써도 해결되지 않는 막다른 문 앞의 상황에서 탈출하는 구원의 소리 같았다.

밖에서는 한 명이 그나마 가져온 작은 공구를 사용해 철창 한쪽을 완전히 분리시켰고 나머지 절반은 창문 틀에 매달린 체 문이 열리듯이 한쪽으로 벌어져 있어, 그 공간으로 안에서 한 사람이 나오고 있었다. 창틀이 떨어진 순간부터 사람들은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서로 간을 격려하기 시작했다. 방안에 있던 사람이 나온 후로도 창문으로는 쉴 새 없이 빗물이 쏟아져 방안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고 가까이서 바라보니 어두운 방안에 일렁이는 물이 창문에 근접할 정도로 차오르고 있었다. 안에는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물 위로 살짝 떠있는 물건들이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흔들리며 어두운 물속으로 지켜보는 사람을 빨아들일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도 창문에서 뒤편으로 눈을 돌려보면 계속 쏟아지는 비 속에서도 사람들의 밝은 환호가 어두운 비 오는 거리를 밝혀주는 느낌이었다.

지하에서 구조된 사람은 머물 곳이 없어 우선 구조한 사람 중 한 명의 집에서 씻기로 했고 이후 가족이 있는 다른 집으로 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우선 몇 사람이 자리를 비우고 이후 사람들은 우산을 챙겨 우산을 펼쳤다. 이미 모두 비에 빠져버린 행색이지만 굵게 내리는 빗줄기가 시야를 가리도록 눈앞을 흘러내리는 것이 문제였다. 그렇게 우산을 쓰고 사람들은 함께 주변 다른 지하 집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대부분 언덕에 있는 집이라 반지하는 깊지 않은 집들이 다수였다. 침수된 그 집은 언덕의 오르막 내리막 중간의 움푹 들어간 지점의 집이었고 반대쪽은 덜 깊은 복잡한 지형 속에 있었던지라 운이 없었다. 빗물이 지하 창을 두드리며 물이 들어간 집이 있기는 했지만 불이 꺼지고 문을 두드렸을 때 사람이 없는 집이거나, 불이 켜져 있고 침수되지 않는 지하의 집들이었다. 빗속에서 집주변 골목 어귀까지 둘러보는 게 완료되고 사람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집으로 귀가했다.

집에 들어와 바로 홀딱 젖은 옷과 몸을 씻어내기 위해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했다. 따뜻한 물이 몸을 녹이자 떨리는 손이 느껴졌다. 추웠던 것인가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걸까. 둘 다 일 것이다. 눈을 감고 따뜻한 물로 얼굴을 씻어 내렸다. 얼굴 위로 흘러내리는 물이 따뜻하게 몸을 녹여 주다가 순간적으로 어두운 지하 반지하 방 안에서 흔들리던 집기가 생각나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생각이 지하에 차오른 물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만약 지금과 다른 나쁜 결과의 현실과 마주쳐야 했다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었을까. 반지하 방에서 손만 보이던 사람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따뜻한 물이 차갑게 느껴졌다.